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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지방시…전설이 된 그의 작품과 작품 속 뮤즈들

지난 10일 타계한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91).  
1952년 프랑스 파리에 고급 패션과 향수 브랜드 ‘지방시(Givenchy)’를 런칭하면서 시작한 그의 패션인생은 70년간 오드리 헵번과 그레이스 켈리,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등과 교감하면서 전설이 됐다. 할리우드 배우와 사교계 명사들을 위한 맞춤 드레스를 디자인하다 탄생한 것이 바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은 ‘리틀 블랙 드레스’다.  
 
지방시의 SNS 공식계정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우리는 지방시 창설자인 위베르 드 지방시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는 프랑스의 오트쿠튀르의 중심에 서 있었고, 반세기 넘게 파리장의 시크함과 엘레강스함을 대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그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도전과 열정은 잠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방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디자인과, 이들 작품 속 뮤즈들을 소개한다.  
오드리 헵번의 ‘리틀 블랙 드레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세트에서 지방시의 ‘리틀 블랙드레스’를 입고 있는 오드리 헵번. 영화 ‘사브리나’(1953)와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에서 잇따라 지방시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고 나왔고, 영화의 흥행과 함께 지방시를 전세계에 알렸다.
파리 방문 앞두고 지방시에 의상 주문한 재키 
1961년 6월, 파리를 방문한 미국 퍼스트레이디 재클린 케네디가 지방시 투피스를 입고 파리의 프랑스 외무성 건물을 나서고 있다. 재클린 케네디는 케네디 대통령의 장례식 때 입을 장례복을 지방시에 주문 제작해 입었다. 장례일정에 맞추기 위해 지방시가 밤샘작업으로 드레스를 완성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재키의 검정 드레스는 오드리 헵번의 영화만큼이나 지방시를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  
 
1953년 지방시의 진갈색 수영복을 입고 해변에서 포즈를 취한 모델 리즈 벤.
1966년 패션잡지 ‘보그’에서 지방시의 비너스 수트와 꽃이 달린 스타킹을 매칭한 에디 세즈윅. 세즈윅은 60년대 패션 아이콘이자 앤디 워홀의 뮤즈로도 유명하다.
드레스 위에 재킷을 매칭한 과감한 패션 
지방시의 패션은 끝없는 변화와 도전 속에서도 작품 속에 여성의 사랑스러움과 우아함을 담아냈다. 1952년 지방시 쇼에는 여성스러운 실크 샹탕 소재의 드레스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위드 재킷을 매칭한 모델을 앞세웠다.  
 
1952년 턱까지 올라오는 지방시의 트리플 타이를 맨 모델. 오른쪽은 미국 출신의 유명 모델인 아이비 니콜슨. 뉴욕에서 태어나 16세에 모델 데뷔한 니콜슨은 미국 보그와 엘르의 얼굴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뉴욕의 패션계에 한계를 느끼고 앤디 워홀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다 파리로 건너가 지방시 등 세계적 디자이너의 무대에 서며 명성을 쌓았다. 
그레이스 켈리와 그린 드레스 
1961년 5월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모나코 레이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 부부. 켈리는 모나코 왕비의 신분으로 고향인 미국 땅을 밟았다. 당시 양대 패션 아이콘으로 불린 재클린 케네디와 모나코 왕비 켈리의 만남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하이네크의 검정 드레스에 진주목걸이로 포인트를 준 재클린. 이에 켈리는 밝은 초록색 지방시 드레스에 프린지가 달린 볼레로를 매칭했다.          
                       
1950년 무렵, 무대에 오를 모델의 모자 챙을 바로잡고 있는 지방시.  
1969년 촬영한 패션화보의 한 장면. 자신이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지방시가 들판에 세워둔 승용차 시트로앵에 기댄 채 포즈를 취했다. 
 
1992년 파리에서 열린 지방시 겨울 오트쿠튀르쇼에서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  
1990년 파리의 봄여름 프레타포르테 무대에 선 모델들이 지방시의 의상을 선보였다.
 
1997년 봄여름 오트쿠튀르쇼에 등장한 천사의 날개
 
1986년 여름 컬렉션 발표 후 기자들을 향해 인사하는 지방시와 오드리 헵번. 40년 지기 친구이자 진정한 소울 메이트였던 두 사람은 한 때 약혼까지 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결국 결혼이 아닌 우정을 선택해 1993년 그녀가 죽을 때까지 디자이너와 뮤즈로 평생을 함께 했다.  
헵번은 “지방시의 옷을 입으면 나도 모르게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라고 했다. 지방시 역시 “패션에서 그녀와 나 사이에는 절대적이고 견고한 신뢰가 존재한다”고 말하며 오드리 헵번에 대한 굳은 믿음을 표현하곤 했다.
 
지난 1월23일 파리 오트쿠튀르 패션위크에서 지방시 무대에 선 모델. 오른쪽은 지난해 1월 파리에서 지방시 쇼 런웨이를 걷고 있는 모델 켄달 제너.  
여우주연상 엠마 스톤의 위엄
지난해 2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지방시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배우 엠마 스톤. 이날 스톤은 영화 ‘라라랜드’로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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