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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게임광이던 권상현, 50㎏ 빼고 스키 전사 꿈 이뤘다

평창패럴림픽 바이애슬론 12.5㎞ 입식에 출전한 권상현이 오르막에서 힘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패럴림픽 바이애슬론 12.5㎞ 입식에 출전한 권상현이 오르막에서 힘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

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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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몸무게 119㎏이나 나갔지요. 지금이요? 믿지 못하시겠지만 70㎏로 줄였습니다.”
 
소년은 태어났을 때부터 장애를 입어 왼팔을 쓰지 못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는 스포츠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꿈을 향해 도전한 끝에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평창패럴림픽에도 출전했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권상현(21)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권상현은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패럴림픽 바이애슬론 12.5㎞ 입식에서 12위에 올랐다. 권상현은 첫 사격에서 5발을 모두 맞히며 7위를 달렸다. 그러나 이후 사격에서 5발을 놓치는 바람에 결국 14명 중 12위에 머물렀다. 권상현은 7.5㎞에선 14위, 크로스컨트리 20㎞에선 12위를 기록했다. 그는 “좀더 신중하게 총을 쐈어야 했는데 아쉽다. 남은 경기에선 9위 이상, 한 자릿수 순위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권상현은 16일 바이애슬론 15㎞, 17일엔 크로스컨트리 클래식 10㎞ 경기에도 출전한다.
 
전북 무주 출신인 권상현은 오른팔로만 스키 폴을 잡는다. 바이애슬론 경기 땐 총도 오른손으로 쏜다. 분만 당시 사고로 왼팔 신경을 전혀 쓰지 못한다. 우람한 오른팔과 달리 왼팔은 평범한 사람보다 가늘다. 아버지 권용춘(57)씨는 오른고관절을 다쳐 왼다리보다 오른다리가 5㎝ 정도 짧다. 권씨는 “나도 장애가 있기 때문에 아들이 어릴 때부터 엄하게 대했다. ‘씩씩하게 살라’고 강조했다. 그랬더니 요즘은 기회만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려고 한다. 씩씩하게 자라줘 기특하다”고 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 권상현은 방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았다. 게임에 빠져 외출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중3 때 체중이 119㎏까지 불었다. 고도비만 판정까지 받은 그가 달라진 건 2013년 노르딕 스키를 접한 뒤였다. 중학교 때 담임을 맡았던 체육교사 조삼현 씨가 그에게 스키캠프를 권했다. 권상현은 “처음엔 살을 빼려고 노르딕 스키를 시작했다. 슬로프를 활강하는 알파인 스키처럼 위험하지도 않은데다 기분도 상쾌했다. 총을 쏘는 것도 재밌었다”고 했다.
 
운동을 하면서 그는 몸무게를 줄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까지 눈밭을 헤치다보니 4년 사이 체중이 무려 50㎏ 가까이 빠졌다. 권상현은 “사람 한 명의 몸무게가 줄었든 셈이다. 노르딕 스키는 장애를 가지신 분, 그리고 살을 빼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권하고 싶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실력도 쑥쑥 늘었다. 2014년 전국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입식 부문 한국 최강자가 됐다. 국가대표가 된 그는 마침내 평창패럴림픽 출전권도 따냈다. 아직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의 나이는 겨우 21세다. 권상현은 “좋은 경험을 했다.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선 메달 획득에 도전하겠다. 동·하계 패럴림픽에 모두 나간 이도연(46) 선배처럼 여름 종목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스키를 시작한 뒤 꿈도 생겼다. 자신을 이끌어줬던 조삼현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후배들을 지도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나사렛대 특수교육학과 2학년인 권상현은 “그동안 훈련 때문에 수업에 많이 빠졌다. 패럴림픽이 끝나면 공부도 열심히 해서 후배들에게 많은 걸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평창=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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