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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고드름 제거하다 소방관 숨져도 ‘순직’ 인정 받는다

지난해 7월 벌집을 제거하는 광주 남부소방서 소방관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벌집을 제거하는 광주 남부소방서 소방관의 모습. [연합뉴스]

말벌집을 제거하거나 고드름을 떼어내다 사고로 숨진 소방관도 순직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인사혁신처는 공무 수행 중 숨졌을 때 위험직무순직공무원으로 인정받는 범위를 확대하고 보상도 민간수준으로 현실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안’이 지난 1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말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했다가 말벌에 쏘여 사망한 소방관이나, 우범지역을 순찰하다 발생한 사고로 숨진 경찰도 순직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과거에는 이와 같은 경우는 순직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월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광진소방서 대원이 얼어붙은 고드름을 제거하고 있다.[사진 광진소방서]

지난 1월 2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광진소방서 대원이 얼어붙은 고드름을 제거하고 있다.[사진 광진소방서]

 
이번 법안에는 경찰의 경우 범인 체포, 대테러작전, 교통단속 이외에도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활동과 해경의 해양오염확산 방지를 순직 규정으로 추가했다. 또한 고드름을 제거하다가 사고로 숨진 소방관도 ‘위험 제거를 위한 생활안전활동’ 규정이 생기면서 순직을 인정받게 됐다.
 
공무의 범위도 확대된다. 어업지도선이나 단속정을 타고 불법조업을 지도하는 공무원, 민생범죄나 출입국관리에 종사하는 사법경찰, 환경미화원이나 가로수 벌초 작업에 투입되는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도 정규직 공무원과 동일하게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 30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학교에서 소방대원이 3층 높이의 대형 고드름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노원소방서]

지난 1월 30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중학교에서 소방대원이 3층 높이의 대형 고드름을 제거하고 있다. [사진 노원소방서]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순직 공무원 유족에게 지급되는 순직유족급여도 현실화된다. 그동안 공무원 순직급여는 공무원연금법에 규정돼 20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을 중심으로 짜여졌다. 근무연수가 많을수록 더 많이 받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헬기를 타고 가다 떨어져 숨진 경찰공무원의 근무연수가 20년 미만이면 순직급여는 개인 기준소득월액의 37.75%만 인정됐다. 연차가 낮을수록 유족의 생계에 현실적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20년 이상 근무 순직자는 기준소득월액의 42.25%가 지급됐다.
 
그러나 새 법에 따르면 재직기간에 구분 없이 기준소득월액의 43%를 순직급여로 받게 된다. 이미 받고 있는 유족도 25일(이달 지급일은 23일)부터 새롭게 적용된 순직급여를 받는다. 현재 월 72만 원을 받는 유족에게는 이달부터 123만 원이 지급된다.
 
순직심사기간도 줄어든다. 현재는 유족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급여심의회에 순직 신청을 해서 인정받은 뒤 인사혁신처에 위험직무순직을 신청해 심사를 받는다. 평균 5개월이 걸렸다. 앞으로는 9월부터 인사혁신처 재해보상심의회에 한 번만 신청하면 통합 심사하기로 했다. 심사기간은 최장 1개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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