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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장관 교체, 북 환영할까 머리 싸맬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국무장관 교체가 격동을 맞고 있는 한반도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렉스 틸러슨 장관을 해임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후임 국무장관에 지명했다.  
 
미국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워싱턴 AP=연합뉴스]

 
오는 5월로 예정하고 있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실무책임자의 교체로 정부 당국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북·미 회담을 앞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17일 방미해 16일 틸러슨 장관과 최근 급진전한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한·미 공조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익명을 원한 정부 당국자는 “틸러슨 장관이 해임되면서 일정 조율이 불가피해졌다”며 “외교부와 국무부의 실무라인에선 협의가 진행될 것이지만 북한의 비핵화 개념이나 방식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신임 국무장관이 취임할 때까지 장관급 채널을 가동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청와대와 백악관, 국가정보원과 CIA라인 등을 활용해 외교라인 공백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다른 당국자는 “전쟁을 앞두고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 게 기본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장관 교체) 결정을 내린 건 그만큼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정보나 접촉 경험이 중요한 상황에서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성과가 없었던 틸러슨 장관보다 한국의 국정원과 교류하며 북한과의 접촉을 준비해 왔던 폼페이오 지명자의 경험이 필요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과정을 서둘 것이란 관측도 외교가에서 나온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중앙포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중앙포토]

혼란을 겪는 건 북한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를 통해 미국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앞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북측 대표였던 최선희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을 부상으로 승진시키는 등 체제 정비도 마쳤다. 
 
북한 입장에선 서훈 국정원장과 채널을 가동하며 북한과 직간접 접촉을 해 왔던 폼페이오 지명자를 환영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던 틸러슨 장관보다 오히려 말이 통할 수 있어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 입장에서 (폼페이오가) 트럼프와 잘 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화를 하면 트럼프까지 잘 전달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폼페이오 지명자가 임명되면 대북정책에서 대화파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는 등 강경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일각에선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다. 또 그가 국무부로 자리를 옮기면 대화파로 바뀌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어느 방향이건 북한 입장에선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변수로 등장한 파트너 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용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과 한차례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면 되지만, 북한은 연달아 커다란 회담 두 개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남, 외교라인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인력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돌발 변수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건 미국과의 정상회담에 사활을 걸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협상에서 심리전을 하나의 무기로 장착하고 있는 북한이 틸러슨 장관을 1년 이상 지켜보며 대응논리를 만들었을텐데 (폼페이오에 대한) 정보수집과 회담 전략 수정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고심중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용수ㆍ박유미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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