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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들 국회 불신” 야당 “개헌, 국회가 주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 초청 오찬에 앞서 정해구 자문특위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개헌안 초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 초청 오찬에 앞서 정해구 자문특위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개헌안 초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대통령으로서 불가피하게 헌법이 부여한 개헌발의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헌안 발의는 사실상 오는 21일까지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해구 위원장 등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개헌안 초안을 보고받은 뒤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자는 것은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가 함께했던 대국민 약속이었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 개헌 논의를 비판하며 개헌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청와대는 통상 공개하지 않았던 비공개 회의의 발언록까지 언론에 알렸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 그 가운데에서도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 정당제도에 대한 불신을 현실적으로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 많은 권한을 넘겨서 국회의 견제·감시권을 높일 필요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조차도 좀처럼 국민이 동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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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동시에 2022년 3월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 지방선거는 6월로 석달의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개헌을 지금 해야) 대통령과 지방정부가 함께 출범하고 총선이 중간평가 역할을 하는 선거체제나 정치체제가 마련될 수 있다”며 “비례성에 부합한 선거제도를 만들자고 (정치권이) 그렇게 오래 요구했는데 지금 개헌에 소극적이면 어느 세월에 그런 선거제도를 마련하느냐”고 반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이던 2007년 대선과 총선의 시기를 맞추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개헌안 초안에 일정을 명시할 부칙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부칙은 (개헌의) 시기를 정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언급한 중임제는 1회에 한해 연속 출마할 수 있는 미국식 연임제로, 한 사람이 여러 번 집권하는 중임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21일까지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회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개헌안 처리에 필요한 국회 의결 정족수가 ‘재적 의원의 3분의 2’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재적 293석 중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은 121석으로 정족수인 196석에 75석이 부족하다. 116석인 자유한국당의 동의 없이는 개헌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현실을 볼 때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하지만 국회도 발의 60일 이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위헌을 저지르는 상황이 되고 국회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3분의 2의 동의가 있었다”며 여론전을 통한 표 대결을 할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는 국회의 발의 시한까지 제시하며 압박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심의기간 60일과 국민투표 공고 18일을 감안하면 대통령 발의안 처리에 80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선거 동시 투표를 위한 대통령의 발의 시한은 3월 21일”이라며 “반면 20일의 심의와 18일의 공고 등을 거치는 국회의 시한은 4월 28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21일과 4월 28일 사이의) 이 한 달이 (국회가 개헌을 주도할) 골든타임”이라며 “국회 합의안이 나온다면 대통령안을 철회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설령 개헌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더라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을 압박하며 반개헌 세력으로 낙인찍는 효과를 노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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