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단독] 얼굴 인식 시스템, 열화상 드론 … 하이테크 보안, 평창 지켰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전 세계에 ‘안전 올림픽’으로 통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경호안전통제단 안전요원이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모습.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은 전 세계에 ‘안전 올림픽’으로 통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경호안전통제단 안전요원이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제 테러 조직과 연계된 혐의가 있는 외국인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맞춰 한국에 입국하려다 국가정보원에 의해 사전 차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13일 입수한 ‘평창 올림픽 테러 대응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경기장 및 주요 시설의 출입을 허가하는 등록카드(Accreditation Card·AD카드) 발급 신청을 받은 결과 전 세계에서 1만90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그 중 북미 국가의 국적을 가진 한 외국인을 수상하게 여긴 국정원은 외국 정보기관에 해당 인물에 대한 신원정보를 요청했고, 국제적인 테러 단체와 연계된 조직에서 활동한 이력을 찾아내 AD카드 발급을 거부했다. 만약 이 외국인이 걸러지지 않아 평창과 강릉의 올림픽 시설에 접근했다면 대형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북미 국적 테러 의심, AD카드 거부
 
드론에 장착한 열화상카메라로 경기장 인근을 실제 찍은 사진. [연합뉴스]

드론에 장착한 열화상카메라로 경기장 인근을 실제 찍은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올림픽 기간 중 AD카드와 차량출입증을 위·변조했다가 적발된 경우는 16건에 달했다. 올림픽 시설에 무단 침입한 사례도 13건이 발생했다. 주로 현장에서 적발된 이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선수들을 보고 싶었다”거나 “꼭 보고 싶은 경기인데,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AD카드를 위조했다”고 진술해 업무방해 혐의 등이 적용됐다. 정보당국은 이들에게서 “테러 혐의점 등 특이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직위와 정보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던 건 언제든 이들이 ‘외로운 늑대(lone wolf)’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적 테러의 큰 흐름 중 하나는 전문적인 테러 단체나 조직에 속해 있지 않더라도 사회나 특정 이념·조직·종교 등에 대한 반감 때문에 자생적으로 테러리스트가 되는 외로운 늑대형 테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영국 의사당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 등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는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이 아닌 그들을 추종하는 청년들이 주로 저지르고 있다.
 
국정원은 이런 테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세계 각국 정보기관과의 협업에 중점을 뒀다. 지난해 초부터 미국 중앙정보국(CIA)·국가대테러센터(NCTC) 등 테러 관련 분야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진 해외 정보기관과 공조 체제를 가동했다. 이들 기관의 실무자와 책임자가 잇따라 한국을 찾았고, 우리 정보당국과의 회의를 통해 최근 IS의 테러 동향과 외로운 늑대형 테러의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평창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세계 정보기관의 협력체인 ‘국제정보협력실(ICO)’이 보이지 않는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언론 등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지난달 8일부터 25일까지 대회 운영을 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실시간 소통 채널을 열어 올림픽 안전에 위협이 되는 각종 정보를 공유했다. 이번 올림픽 때는 34개국에서 52개의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ICO가 운영됐다. 강릉의 선수단 버스 탑승장에 경찰 장갑차를 배치한 건 선수단이 버스에서 오르내릴 때 선수단뿐 아니라 모여드는 관중까지 노리는 차량 돌진 테러를 예방하는 게 좋겠다는 ICO의 의견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올림픽 개회식 동영상으로 위장한 악성코드 유포, 해킹 메일, 노트북 바이러스 감염과 같은 11건의 사이버 공격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업무에서도 각국의 공조는 주효했다. 특히 국정원은 “폐회식에 맞춰 사이버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네덜란드 정보기관의 첩보를 미리 입수한 덕분에 사이버 공간에서도 큰 탈 없이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차량출입증 등 위·변조 적발 16건

 
역대 올림픽 최초로 테러 위험 인물을 식별할 수 있는 ‘얼굴 인식 시스템’을 주요 경기장에 설치해 경기장 진입을 원천 차단한 것도 각국 정보기관과의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각국이 보유한 위험 인물의 신원 정보를 국정원이 넘겨받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야 얼굴 인식 시스템이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 기관의 협조를 통해 구축한 위험 인물의 얼굴 정보가 수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경기장뿐 아니라 공항과 항구에서도 위험 인물에 대한 입국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입국심사를 담당하는 법무부와의 협조를 통해 올림픽 기간 동안 얼굴과 지문을 비교·분석하는 ‘바이오 정보 전문 분석 시스템(BASE·Biometrics Analysis System for Experts)’을 가동해 문제 인물의 입국을 막았다. BASE는 미리 수집한 외국인의 얼굴 및 지문 정보를 대상자와 비교해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이미 국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가 추방됐는데 다른 사람의 여권으로 재입국을 시도하거나 이미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의 정보를 도용해 입국을 하려는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
 

러시아·중국 등 국정원에 노하우 요청
 
올림픽 개회 전에 평창 일대 산악 지역을 드론이 수색하는 장면. [연합뉴스]

올림픽 개회 전에 평창 일대 산악 지역을 드론이 수색하는 장면. [연합뉴스]

이런 노력으로 인해 평창 겨울올림픽은 “소치 겨울올림픽 때와는 달리 무장군인이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도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거나 “역사상 가장 안전한 하이테크 올림픽”(미국 CNN 방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전 올림픽’ 경험을 외국에 전수하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 6월 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와 2022년 베이징에서 차기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의 정보·수사기관이 국정원 측에 “안전 올림픽과 관련한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받고 싶다”는 뜻을 전달해왔다고 한다. 또한 우리 정보당국과 가장 긴밀히 협조했던 미국 CIA도 드론 탐지 및 무력화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드론 무력화 기술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를 기반으로 한 드론의 특성에 착안해 신호 정보를 교란시켜 드론을 조종할 수 없게 만들거나 교란 신호를 보내 엉뚱한 장소에 착륙시키는 걸 말한다. 국정원은 2014년부터 드론을 활용한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카이스트(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드론 탐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