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정권유지와 경제 병진’ 쿠바 모델 북한에 매력적

쿠바 수도 아바나의 국영 약국 모습. 쿠바는 무상 의료를 제공하고 의약품은 국영 약국에서 싼값에 판다. 다만 희귀약이나 수입 약은 별도 약국에서 외화와 바꾼 돈으로 사야 한다.

쿠바 수도 아바나의 국영 약국 모습. 쿠바는 무상 의료를 제공하고 의약품은 국영 약국에서 싼값에 판다. 다만 희귀약이나 수입 약은 별도 약국에서 외화와 바꾼 돈으로 사야 한다.

쿠바는 1990년대 이래 체제 유지와 경제발전의 두 가지 토끼를 추구해왔다. 59년 1월 1일 들어선 쿠바 공산정권은 식량 배급, 무상교육, 무상의료의 국가 주도 경제체제를 유지해왔다. 쿠바 경제는 소련 원조를 바탕으로 작동했지만 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별한 시기’로 불리는 쿠바의 경제위기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과 일맥상통한다.
 
두 나라 모두 일당독재의 공산체제는 유지했지만, 방식은 달랐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거부했지만, 쿠바는 변신에 도전했다. 2011년 제 6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경제사회개혁방안’을 의결하면서 신경제체제의 시동을 걸었다.
 
국가가 책임지던 국민 경제활동을 민간으로 과감하게 이양하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외화와 세수 부족, 실업자 증가로 더는 국가주도의 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소규모 자영업을 육성해 경제를 활성화하기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를 위해 택시, 렌터카, 민박집, 민영 식당, 이발소, 청소업, 수리업, 건설노동 등 관광업 진흥과 관련이 큰 180여 분야를 중심으로 민영화에 들어갔다. 직장 무상급식 등은 폐지·축소했다.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미국산 올드카.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미국산 올드카.

관련기사
2011년 자동차와 주택 매매가 허용되면서 관련 산업도 발전을 시작했다. 2013년 1월 쿠바인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비공식 무역도 늘었다. 일당체제는 유지하고 경제적으로 민영화를 강화해 효율을 높이는 쿠바식 경제개혁이다. 베트남 방식과도 비슷하다.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마차.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마차.

그 결과 2008년 15만 명에 불과하던 자영업자가 2015년에는 50만 명을 넘어섰다. 친지 창업을 돕기 위한 해외거주 쿠바인들의 국내 송금도 매년 30억 달러를 넘고 있다. 관광객도 늘어 매년 25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안기고 있다. 통일연구원의 권영경 박사는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데 소극적이던 북한과 달리 쿠바는 외국인을 외화 수입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2016년 400만 명의 외국인이 쿠바를 찾은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평가할 수 있다.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한국산 현대차와 기아차.

2011년 민간에 택시·민박 등 소규모 자영업을 허용하면서 쿠바엔 다양한 택시가 영업 중이다. 사진은 한국산 현대차와 기아차.

7000달러 대인 쿠바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중남미에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1월 국교를 정상화하고 4차례에 걸쳐 경제 제재를 완화한 것도 쿠바 정부의 이러한 경제 민영화 강화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대화에 나선 북한이 장기적으로 마식령 스키장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쿠바처럼 관광업을 진흥해 외화벌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통역인 펠리페 이슬라(62)는 “국가로부터 미화 25~30달러의 월급을 받는 쿠바인 의사들이 4배가 넘는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베네수엘라나 브라질 등 해외 근무에 대거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 사이에선 해외 이주를 탈출구로 여기는 풍조가 번지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무역진흥공사(코트라) 아바나 무역관의 정덕래 관장은 “예를들면 미국 마이애미에서 일하면 매달 쿠바 국가 월급의 100배인 2000~3000달러를 벌 수 있지만, 전공을 살리기 힘들고 생활비도 많이 들어 국내에서 창업으로 기회를 찾으려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쿠바 정부의 민영화 확대 노력이 쿠바의 미래를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글·사진=채인택 국제전문기자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다른 기자들의 연재 기사 보기

뉴스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