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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 중 6명이 ‘전쟁 영웅’ …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퍽’ 강하네

13일 오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조1위 결정전, 한국-미국 경기에서 승리한 미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3일 오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조1위 결정전, 한국-미국 경기에서 승리한 미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13일 평창 겨울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과 미국의 B조 예선 경기가 열린 강릉하키센터. 미국은 쉴새없이 한국을 몰아부쳤다. 1피리어드에만 6골을 터뜨리는 등 끝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은 끝에 한국을 8-0으로 눌렀다. 미국은 3전 전승으로 준결승전에 B조 1위로 진출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피리어드당 15분씩, 총 45분간 흐트러짐 없는 경기력을 펼친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군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강호다. 선수 18명 중 6명이 육군·해군 등 군인 출신이다. 이날 한국을 상대로 각각 1골씩 넣은 조슈아 미시비츠(30)와 트레비스 닷슨(33)을 비롯해 수비수 랄프 데퀘벡(35), 공격수 리코 로만(37)과 루크 맥더모트(31), 골리 젠 리(32)는 군 복무 중 예상치 못한 사고로 장애자가 된 경우다. 이들은 아이스하키를 통해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아메리칸 히어로(영웅)’다. 경기 후 만난 미시비츠는 “군에서 배운 전우애가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팀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를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평창 겨울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체코와의 경기에서 퍽을 다투는 미국의 리코 로만(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2일 평창 겨울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체코와의 경기에서 퍽을 다투는 미국의 리코 로만(왼쪽). [로이터=연합뉴스]

로만과 리는 미 육군 출신이고, 미시비츠, 닷슨, 데퀘벡, 맥더모트는 해병대 출신이다. 2009년 오토바이 사고로 왼 다리를 잃은 리를 제외하곤 모두 해외 복무 중 폭탄이 터져 다리를 절단하는 아픔을 겪었다. 로만과 닷슨은 2007년 이라크 전쟁 중 폭탄 폭발로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다. 맥더모트와 미시비츠도 각각 2010년과 201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다 폭발물이 터져 양 다리를 잃었다.
 
절망의 늪에 빠진 이들에게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되찾게 해준 건 아이스하키였다. 보훈과 재활 프로그램이 잘 짜여진 미국은 상이군인들에게 재활 체육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 2004년부터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직접 운영하는 패럴림픽 군인 프로그램을 통해 2000여명이 혜택을 입었다. 이들 중 실력이 좋은 이들에겐 국제 대회에도 나설 기회를 준다. 지난 2016년 리우 패럴림픽 땐 35명의 상이군인 출신 선수가 출전했다.
 
아이스하키 ‘아메리칸 히어로’ 6인방도 모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스하키를 접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로만은 “처음엔 휠체어농구와 핸드사이클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얼음 위에서 격렬하게 맞부딪히면서 팀을 위해 싸우는 모습이 군에서 느꼈던 전우애를 생각나게 했다”면서 “이젠 아이스하키가 내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한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 리코 로만 트위터]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출전한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진 리코 로만 트위터]

큰 부상을 당했지만 이들은 조국을 위해 군 복무를 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을 계기로 자원입대를 결심했다는 골리 리는 “지금도 나라를 대표해 뛰는 것 아닌가. 유니폼에 새겨진 성조기와 USA란 글자를 보면서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데퀘벡은 “팀을 위해, 조국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뛴다. 해병대에서 배운 군인 정신을 바탕으로 늘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사고를 당했지만) 군 복무를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5일 준결승전에서 이탈리아와 맞붙는 미국은 패럴림픽 3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미국에 져 B조 2위가 된 한국은 15일 A조 1위 캐나다와 준결승전을 벌인다. 
 
강릉=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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