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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오지마을로 귀농 온 서울 청년의 '웹툰 귀농기'

서울 20대 청년의 문경 웹툰 '귀농기' 
도시소녀 귀농기. [사진 에른 작가]

도시소녀 귀농기. [사진 에른 작가]

서울에서 경북 문경의 한 오지마을로 귀농한 20대 서울 청년이 디지털 만화 '웹툰'으로 귀농기를 연재하고 있다. 13일 기준으로 89회째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 웹툰 자유연재 코너에 게재했고, 이 웹툰을 본 도시의 젊은층이 귀농에 대해 문경시에 문의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서울 청년이 귀농해 그린 웹툰이 농촌에서 도시로 나가기만 하는 '젊은층 시골 이탈 현상'의 반대 현상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경북 문경에서 만난 이지은 작가. 필명은 '에른'이다. 김윤호 기자

경북 문경에서 만난 이지은 작가. 필명은 '에른'이다. 김윤호 기자

주인공은'도시소녀 귀농기'작가인 이지은(28·여)씨다. 필명은 애와 어른이라는 뜻의 '에른'이다. 그는 지난해 초 서울 성북구에서 콩 농사를 주로 짓는 경북 문경시 농암면 한 오지마을로 이사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귀농을 결정하면서다.  
 
이씨는 "2015년 중반부터 준비한 가족 귀농이지만, 막상 시골에 와보니 농촌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부족한 귀농 정보, 그것도 미리 듣고 온 정보가 현실적이거나 사실적이지 않은 것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귀농 준비 과정을 거치고, 시골에 정착해 콩 농사를 도우며 살아보니 도시 청년들도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고도 했다.   
문경의 농촌생활을 묘사한 일러스트. [사진 에른 작가]

문경의 농촌생활을 묘사한 일러스트. [사진 에른 작가]

이씨는 경희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취미로 어릴 때부터 만화를 보고 그린 만화 마니아. 만화 그리기를 독학한 그는 귀농 준비 단계 정보부터 문경 오지마을에 정착해 벌어지는 다양한 귀농 일상을 쉽고 재밌는 만화로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웹툰 '도시소녀 귀농기'가 생겨난 배경이다.  
 
그의 웹툰은 만화이지만, 꾸밈없는 1회부터 '실전' 귀농 지침서다. 만화를 그리기 전 농업 관련 정책 설명집을 찾고, 주변에 물어가며 취재해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담아서다.     
 
그래서 만화에는 (시골집) 매물 알아보기, 귀농에 따른 국비 지원, 시골 교육 관련 정책, 출산 및 육아 관련 정책 등 다양한 귀농 정보가 담긴다. '처음엔 마을 한가운데 살아야 한다'는 등 시골 마을에서 외지인으로 주민들과 어울리는 방법, 농촌주택 표준설계도를 구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녹여져 있다. 
 
농촌에 부족한 노동력 현실 문제를 꾸밈없이 만화에 담고, '핫플레이스'라며 찹쌀떡을 파는 시골 맛집까지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웹툰에 나오는 한 장면. [사진 에른 작가]

웹툰에 나오는 한 장면. [사진 에른 작가]

'귀농·농촌살이'라는 중년층에서나 관심 가질만한 주제다. 하지만 웹툰을 보는 젊은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제가 귀농하는 기분이 들어요.', '(귀농 정보 등) 내용이 너무 알차다.', '귀농 책자를 만들길 바란다.' 등 칭찬 댓글이 잔뜩 달린다. 한 회에 최대 4만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경우도 있다. 웹툰을 본 한 고등학생이 이씨에게 농사에 대해 물어보는 메일을 보낸 사례도 있다. 
 
실제 귀농 문의도 활발하다. 박인희 문경시 농촌개발과장은 "웹툰이 알려진 뒤로 은퇴예정자는 물론이며, 도시 젊은층이 1주일에 서너건씩 귀농에 대해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웹툰에 나오는 한 장면. 정보가 가득하다. [사진 에른 작가]

웹툰에 나오는 한 장면. 정보가 가득하다. [사진 에른 작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에른 작가. [사진 에른 작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에른 작가. [사진 에른 작가]

문경시는 최근 이씨를 귀농·귀촌 홍보대사로 지정했다. 웹툰 작가를, 그것도 20대 서울에서 온 청년을 지자체의 대표 정책인 귀농·귀촌 홍보대사로 임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씨는 "모바일 독자를 겨냥해 PC만큼 많이 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지속적으로 귀농 이야기를 올릴 계획이다"며 "(제가 그리는) 웹툰을 통해 귀농 그리고 농촌생활에 대한 도시 젊은층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경=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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