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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빗물 모아 ‘수테크’ … 가뭄·홍수 걱정 덜어요

12일 대구시 북구 대원유치원 앞마당에서 원아들이 ‘빗물 저금통’에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이 유치원에서는 빗물 저금통에 빗물을 모아뒀다가 조경·청소에 활용한다. [김정석 기자]

12일 대구시 북구 대원유치원 앞마당에서 원아들이 ‘빗물 저금통’에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이 유치원에서는 빗물 저금통에 빗물을 모아뒀다가 조경·청소에 활용한다. [김정석 기자]

“나무들아 목마르지? 물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라!”
 
12일 오후 대구 북구 대원유치원 앞마당. 어린이 3명이 서툰 솜씨로 화단에 물을 주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손을 모아 물 분사기를 잡고 화단 곳곳에 물을 듬뿍 뿌리며 즐거워했다. 서태옥 원장이 “이 물이 어디서 나오는 거죠”라고 물었다. 어린이들은 “빗물 저금통!”이라고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린이들이 쥐고 있는 호스는 ‘빗물 저금통’이라 쓰인 1m 높이의 철제 박스에 연결돼 있었다.
 
‘빗물 저금통’은 빗물을 모아 가뭄과 폭우에 대비할 수 있는 시설이다. 비가 내릴 때 모은 빗물을 저장했다가 이를 간단히 여과해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 대원유치원은 지난해 2t 용량의 빗물 저금통을 설치했다. 서 원장은 “빗물도 재활용할 수 있고 교육적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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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올해 1000만원 범위에서 최대 90%까지 빗물 저금통 설치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지붕 면적이 1000㎡ 미만인 건축물과 건축 면적이 5000㎡ 미만인 공동주택이다. 대구시는 앞서 2016년과 지난해 각각 25곳의 건물에 빗물 저금통 설치를 지원했다.
 
최근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빗물 저금통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의 경우 지난달 말 경북 청도군 운문댐의 저수율이 최저 8.2%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행정안전부가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 영천·경산·청도, 경남 밀양·양산·창녕, 전남 완도 등 8개 시·군은 생활·공업용수 가뭄이 ‘심함’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빗물 저금통은 가뭄이 장기화하거나 장마철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능력을 발휘한다. 가뭄 상황에선 미리 비축해 뒀던 빗물을 청소나 조경 등에 사용할 수 있고, 반대로 폭우로 빗물이 한꺼번에 하수도로 밀려들 때는 물을 가둬둘 수 있다. 빗물 저금통이 저류소(貯流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수돗물 대신 빗물을 사용하니 수도요금 절감은 당연히 따라오는 이득이다. 빗물 저금통에 ‘저금통’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여러 혜택이 따라오는 만큼 일부 지자체에선 빗물 저금통 설치 지원 사업이나 빗물 저금통을 활용하면 수도요금을 감면해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북 전주시는 전국 최초로 올해 ‘빗물 이용 시범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개별 건물에 빗물 저금통 설치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아예 마을 하나를 빗물 재활용 공동체로 만드는 실험이다.
 
3억원을 들여 시범마을에 가구당 2t 규모의 빗물 저금통 30개를 오는 7월까지 설치한다. 시범마을엔 빗물 저금통이 담지 못하는 빗물을 지하에 저장하는 저류 시설도 지원된다. 앞서 전주시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36곳에 최소 0.5t부터 최대 1350t(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 모두 1850t 규모의 빗물 저금통 설치를 지원했었다.
 
울산시도 올해 예산 1억원을 편성해 빗물 저금통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지붕 면적 200㎡ 이하 건축물로 1000만원 안에서 공사비의 90%까지 지원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억9000만원을 들여 유치원, 단독주택 등 42곳에 빗물 이용시설 설치비를 지원했다.
 
서울시 역시 빗물이용시설 설치비를 90%까지 지원한다. 지원 한도는 크기에 따라 194만9000원에서 232만8000원까지다. 올해는 2억64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자치구별로 4~5곳, 총 120곳에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전주=김정석·김준희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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