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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워싱턴서 '햄버거 회담' 한다면…

[북핵 해법을 찾아서(4)]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를 포함해 북·미 수교, 평화협정 등이 논의될 것이므로 예상된다. 회담 의제와 함께 어디서 만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북·미 정상회담인 만큼 양국의 수도인 평양·워싱턴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시도했던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0년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국교 없이도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선례가 있듯이, 한반도 냉전 종식이라는 큰 그림을 갖고 평양에 가려고 했다. 평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고 서울에 들러 일본 총리를 불러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었다.
 
방한중인 클린턴 미국 전대통령이 2003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방한중인 클린턴 미국 전대통령이 2003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하지만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조지 W 부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서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은 무산됐다. 공화당은 “세계 유일의 초대강국인 위대한 미국 대통령이 ‘불량국가’의 사악한 독재자를 찾아간다는 것은 미국의 자존심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행위이므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아울러 “북한은 신뢰할 수 없으며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도 속임수일 것이며 미국이 여기서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2000년 12월 29일 “평양 방문을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2005년 서울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다시 만나 “당시 나에게 1년이라는 시간만 더 있었다면 한반도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떻게 할까? 닉슨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마오쩌둥을 만났듯이 평양에 갈지, 카터 대통령이 덩샤오핑을 워싱턴으로 초청했듯이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할지 궁금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유세에서 “김정은의 미국 방문을 받아들이겠으며 공식 만찬은 하지 않고 회의 테이블에 앉아 햄버거를 먹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워싱턴으로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 닉슨+마오쩌둥 모델보다 카터+덩샤오핑 모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효과적일 수 있다.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선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카터+덩샤오핑 모델에서 카터는 미·중이 평화로운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덩샤오핑은 미국 개척시대의 문화적 상징인 카우보이모자를 쓰면서 미·중 관계 회복을 함축해서 보여준 역사적 장면을 연출했다. 김정은이 카우보이모자에 버금가는 제스처를 보일 경우 미국인에게 거대한 관심과 흥밋거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중간선거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김정은은 워싱턴으로 가게 되면 부인 이설주와 동행해 전 세계에 북한이 정상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계산할 것이다. 덩샤오핑도 부인 줘린(卓林)과 함께 방미했다. 김정은은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이설주와 동행했다. 
 
덩샤오핑이 1979년 1월 미국을 방문해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있다. [중앙포토]

덩샤오핑이 1979년 1월 미국을 방문해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있다. [중앙포토]

김정은의 미국 방문은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상을 바꿔 놓을 수 있다. 북한의 경우 그의 방문은 아예 북한 사람들의 사유 방식과 미래에 대한 염원에 일련의 거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은 김정은의 방미 기간을 기록 영화로 만들어 방영할 것이다. 그 안에는 미국 생활의 대단히 긍정적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그중에는 미국 공장이나 교통, 통신에 관한 것뿐 아니라 최신 유행하는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미국 모습이 담길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생활 방식이 북한 사람들에게 선보일 것이고 그들은 마음속으로 열렬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덩샤오핑의 방미 이후 중국 사람들도 그렇게 변해갔다.
 
워싱턴 ‘햄버거 회담’은 트럼프와 김정은에게 평양 ‘냉면 회담’보다 재미있는 요소와 극적인 효과가 더 많다. 그 날을 기대해 본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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