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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는 4차 산업혁명의 다이아몬드, 지구촌 쟁탈전

전기차·스마트폰 ‘이것’ 없으면 먹통
전기차·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 원료인 코발트와 리튬 확보 경쟁이 뜨겁다. 테슬라·BMW·도요타 등 자동차기업은 물론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까지 치열한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두 원료의 가격이 지난 3~4년간 약 3배 뛰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 원료인 코발트와 리튬 확보 경쟁이 뜨겁다. 테슬라·BMW·도요타 등 자동차기업은 물론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까지 치열한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두 원료의 가격이 지난 3~4년간 약 3배 뛰었다. [로이터=연합뉴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경쟁에 낙오할 것인가.
 
테슬라·애플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첨단기업들이 ‘배터리 원료’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바로 코발트와 리튬이다.
 
코발트는 활물질이다. 전기차·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양극·음극·분리막·전해질)의 한 축인 ‘양극’에 기전(起電) 반응을 일으킨다. 그러면 리튬과 산소가 결합한 ‘리튬산화물’ 중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처럼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인 두 원료(코발트·리튬)는 ‘4차 산업혁명의 다이아몬드’로도 불린다.
 
그런데 최근 들어 두 원료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코발트는 지난 2015년 t당 3만 달러에서 올해 8만 달러 이상으로, 같은 기간 리튬은 t당 6000달러에서 약 2만 달러로 각각 3배나 뛴 것이다. 특정 원자재들의 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이례적이다. 무슨 일일까.
 
두 원료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상당수 채굴된다. 코발트는 전세계 매장량인 700만t 중 약 60%인 340만t이 콩고에 매장돼 있다. 호주·핀란드·캐나다 등에도 소량이 묻혀 있다. 또 리튬은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일대와 칠레 아타카마 사막, 중국 등에 매장돼 있다.
 
두 원료는 정제돼 여러 기업 생산기지에 공급된 뒤 리튬이온 배터리로 개발된다.
 
폭증하는 코발트가격

폭증하는 코발트가격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원래 스마트폰용으로 주로 쓰였다. 주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는 전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이 스마트폰 제작에 쓰인다. 하지만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비롯 BMW·폭스바겐 등 굵직한 자동차 기업이 최근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면서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게다가 전기차용 배터리엔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코발트가 사용된다. 스마트폰 한 대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약 8g. 하지만 전기차 한대용 배터리에는 1000배 이상 많은 코발트가 쓰인다. 전기차 생산이 늘수록 시중의 코발트는 대폭 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최근엔 수급 불균형까지 벌어졌다. 코발트는 중국과 스위스 글렌코어 등 소수 기업이 유통을 독점한 상황이다. 그러자 헤지펀드들은 물론 여러 기업·정부까지 나서 사재기에 가세했다.
 
특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무더기 사재기’에 앞장서는 중국을 수급 불균형의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리튬 생산량의 약 40%를 소비하지만 매장량은 전체 20%에 불과하다. 자국 생산만으로 수요를 충당할 수 없어 공급망·지분 확보에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이 코발트와 리튬의 ‘블랙홀’로 떠오른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은 2016년 기준 45% 수준에서 2030년 60%로 오를 전망이다.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인 비야디(BYD)와 CATL 등은 지방 정부, 국영 광산기업들과 친밀한 관계를 토대로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리튬 가격

리튬 가격

지난해 비야디는 중국 내륙의 리튬광산에 직접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CATL은 중국 최대 리튬 매장지인 칭하이성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또 차이나 몰리브덴은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글렌코어와 2만t 규모 코발트 공급 계약도 맺었다.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16%에 맞먹는 양이다.
 
이들 기업에 더해 중국 저장화유코발트와 자회사인 콩고둥팡광업이 콩고 코발트 광산 대다수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FT는 “중국은 한때 ‘전자대국’으로 꼽혔던 일본을 추월했다. 두 기업(비야디, CATL)은 과거 자동차 배터리의 최대 공급망을 장악했던 파나소닉의 대항마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료’ 물량도 꽉 잡고 있다. 야노연구기관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 전세계 배터리 재료 물량 가운데 약 50%(분리막)~77%(양극재)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이 거머쥔 이들 물량은 지난 2014년부터 3년 간 5~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일본 등 경쟁국이 쥔 물량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일본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도요타통상이 “리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며 호주 리튬 기업인 오코브레 지분에 약 3억 달러(3200억원)를 투자하는 등 발빠르게 물량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엔 닛산이 중국 GSR캐피탈에 일본 전자업체 NEC와 함께 세운 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AESC)를 매각한 뒤 외부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 받기로 했다.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에서다.
 
수요 급감에 몸이 단 곳은 세계 1위 스마트폰회사인 애플이다. 애플은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을 위해 아예 직접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미 블룸버그는 애플이 글렌코어와 5년 간 대량의 코발트 공급 계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등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기존 납품업체에만 맡겨두는 방식으로는 충분한 코발트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폴크스바겐도 같은 이유로 글렌코어를 접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글렌코어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 이 회사의 글라젠베르크 CEO는 “(코발트의) 공급 가격이 고정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어느 업체와도) 장기 계약은 맺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글렌코어가 예상하는 올해 생산량은 3만9000t이다.
 
이와 관련해 FT는 “어느 기업도 안정적인 장기 공급 계약(proper long-term contracts)을 맺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전기차와 스마트폰 업체들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확실한 만큼 코발트와 리튬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S BOX] 맨손으로 코발트 캐는 콩고, 방사능 오염에 아동 노동 착취 논란
코발트 해야. [AP=연합뉴스]

코발트 해야. [AP=연합뉴스]

‘크루주르(creuseur)’. 프랑스어로 이 단어는 ‘채굴자(digger)’를 뜻한다. 코발트 최대 생산국인 콩고에서는 광산 노동자들을 가리키는 고유 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미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당수 크루주르들은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여 있다. 전동 공구는커녕 마스크·장갑 등 간단한 장비조차 주어지지 않아 ‘맨손’으로 코발트를 채굴해야 한다(사진).
 
아동 노동 착취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국제앰네스티는 “2014년 기준으로 어린이들 약 4만 명이 코발트 채굴에 동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주르들은 방사능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콩고 남부 지방의 광산에 우라늄이 대량 매장돼 있다며, 방사능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유산을 하거나 기형아를 낳는 아픔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우라늄이 뒤섞인 채광 폐기물들은 강과 식수까지 오염시키고 있다고 한다.
 
최근 국제사회가 코발트를 ‘분쟁 광물(conflict mineral)’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거래는 더욱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최근 애플이 글렌코어와 독자적인 코발트 공급 계약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 “코발트 대량 구매로 매입 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채굴 과정에 개입해 아동 노동 착취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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