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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적정생활 위해 연금 지급률 상향 시도는 좋은 접근"

국민연금 수령자(장애·유족연금 제외)는 363만명, 평균 연금은 월 38만5110원이다. 과거 제도 도입 당시 특혜를 줬던 고령층을 제외한 순수 가입자의 연금은 약 50만원이다. 최소 노후생활비(103만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
 
국민연금을 도입한 지 30년이 됐는데도 왜 이럴까. 연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득대체율·소득·가입기간·크레디트 등이다. 중요도를 따지면 소득대체율과 가입기간이다. 소득대체율은 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의 비율이다. 올해 45%이고, 매년 0.5% 포인트 낮아져 2028년에 40%가 된다. 원래 70%였으나 여러 차례 연금 개혁으로 떨어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사회적 합의를 거쳐 50%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더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이를 담은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40%까지 깎지 말고 45%에서 멈추자는 주장도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더민주당 권미혁 의원이다. 하지만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은 2015년 '50% 상향' 주장에 대해 "후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세대 간 도적질"이라고 비판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올 초 '45% 안'에 대해 "2060년까지 435조원이 더 든다. 재정고갈 시기도 2060년에서 6년 당겨진다"고 지적했다.
 
소득대체율을 올리지 않으면 크레디트 확대 등으로 가입기간 늘리는 방안이 있다. 크레디트는 군 복무, 출산, 실업 등의 기간을 연금가입기간에 얹어주는 제도다. 중앙일보는 스위스 제네바 국제노동기구(ILO) 산하 국제사회보장협회(issa) 사회보장 정책분석 파트의 사이먼 브림블레콤 프로젝트 조정관을 만나 연금 개혁 방향을 물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다.)
사이먼 브림블레콤 issa 프로젝트 조정관. [사진 신성식 기자]

사이먼 브림블레콤 issa 프로젝트 조정관. [사진 신성식 기자]

수령연령 상향, 가장 흔한 개혁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가능성과 적정성의 균형을 찾는 것이다. 한국이 주목할 만한 사례다. 지난 20~30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고령화는 심해지며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있어 연금 개혁을 어떻게 다룰지가 관심 대상이다.
유럽은 어떻게 대응하나.
가장 많은 나라가 연금 수령 연령을 올렸다. 또 조기 은퇴 규정을 바꿨다. 이런 식의 모수 개혁(연령 등의 숫자를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유럽의 많은 국가가 연금수령 연령을 67세나 그 뒤로 미뤘고, 연금을 5년 당겨 받는 조기연금 제도를 없애거나 축소했다.)
연금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나.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영국의 경우 일자리가 늘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비정규직과 자영업 종사자가 증가하고 정규직이 크게 줄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특히 여성 정규직이 줄었다. 계층·교육수준·성에 따라 격차가 커졌다. 수명이 늘지만 '골골대는 기간'이 늘어난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30~35년을 내다보는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 5~10년짜리로는 안 된다.
연금·근로 줄이는 유연퇴직 인기
수명 연장은 좋지 않은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정년(연금 수령) 이후에도 계속 일하는 게 중요하다. 연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반나절만 일하는 식으로 '유연 퇴직'을 도입하는 게 좋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 건강수명이 높은 국가일수록 유연 퇴직을 선호한다.
공적연금 적정 소득대체율은.
최소한 40%를 권고한다. 퇴직 전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70%는 보장해야 한다. 공적연금 외 나머지 다양한 형태의 연금(의무 가입하는 타 연금, 사적 연금 등)으로 채워서 70%를 만드는 게 좋다. 스위스는 70%를 받는 사람이 60~65%이다. 남자는 80%이지만 여자는 50%에 불과하다.
※후원 
각종 연금으로 70% 보장해야
적정 연금과 지속가능성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지금은 여러 나라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어 위험하게 보인다. 정말 연금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니즈(욕구)와 그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왜냐면 연금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자는 주장이 있다.
프로세스 변화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점에서 비율을 올리는 건 좋다고 본다. 연금 혜택이 지금과 미래에도 적정하게 계속 이어질 수 있는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접근일 수 있다.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을 말하나.
소득대체율 50%는 더 많이 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다르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이 수준(50%)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명확히 말할 수 없다. 집을 갖고 있고 의료보장과 대중교통이 무료라면 50%가 충분할 수 있다. 집을 빌리고 대중교통과 의료보장에 돈을 내야하는 국가라면 적정하지 않을 수 있다.
크레디트 늘려 실질대체율 올려야  
소득대체율 인상 재원 조달 방안은.
보험료를 올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세금을 통해 조달하거나 고용주 부담을 늘리거나 투자 수익을 늘리는 등 다양한 길이 있을 수 있다.
한국은 실질 소득대체율이 24%에 불과하다. 크레디트를 늘리는 건 어떤가.
중요한 요소다. 돌봄·실업 등에 크레디트를 적용해 가입기간을 늘려주는 게 중요하다.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으로 연금을 보장해야 한다. 일하면서 (가족을) 돌볼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의) 24%는 매우 낮아 보인다. 크레디트 확대는 그래서 매우 중요해 보인다. (공적연금을 통해) 최소한 40%는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안희재 인턴기자(고려대 사회4)가 기사 작성을 도왔습니다.
issa는
전세계 사회보장제도의 유지·발전을 목적으로 1927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세계 13곳에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다. 고령화·연금 등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일자리와 관련해 통합적 해결책을 회원국에 제공한다. 한국은 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 등이 정회원 국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건강보험공단은 집행이사를 맡고 있다.(international social security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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