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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테이크아웃 모든 음식, 오늘부터 버스서 아웃

8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에는 버스 안 음식물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이 붙는다. [사진 서울시]

8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에는 버스 안 음식물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이 붙는다. [사진 서울시]

서울 시내버스 기사 이근배(57)씨는 버스 안에서 음식을 먹는 승객을 제지하는 게 망설여진다. 지난달 겪은 일 때문이다. 남대문에서 승차한 중년 여성이 속이 잡채로 채워진 호떡을 먹기 시작했다. 승객들의 일그러지는 표정을 눈치 챈 이씨는 여성에게 “내려서 드시라”고 말했다. 여성은 남은 호떡을 비닐봉지 안으로 넣고는 이 씨에게 “왜 그런 걸로 사람 면박을 주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버스 내 음식물 섭취를 둘러싼 이런 갈등이 앞으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시는 8일부터 단계적으로 모든 시내버스와 정류장에 버스 안 음식 반입 금지를 알리는 픽토그램(그림문자)을 붙이기로 했다. 지난해 말 시 의회에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운행 기준에 관한 조례’가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 1월 4일부터 버스 운전자가 음료 등 음식물이 담긴 테이크아웃 컵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행 두 달이 다 되도록 시민과 업계에서는 ‘커피 등 음료만 들고 탈 수 없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 버스 안 안내방송도 음료컵에 치우쳐 있다. 조례가 시행된 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타는 승객은 이전보다 20~3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이번 픽토그램 부착으로 테이크아웃 음식 전체가 ‘탑승 금지’ 대상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컵에 든 떡볶이나 치킨, 아이스크림은 물론이고, 햄버거·호떡도 기사가 제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스업계는 버스에서 음식을 먹는 승객의 수를 하루 약 3만8000명으로 추산한다. 6900여 대의 서울 시내버스 한 대 당 평균 5~6명의 승객이 운행 중 음식을 먹는 셈이다. 서울시 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기사가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의 여론은 갈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히터 켜진 버스 안 음식 냄새는 멀미 유발’, ‘버스에서 오코노미야끼 먹는 사람 봤다’는 등의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직장인 여명희(34)씨는 “버스 안 음식 냄새는 어디 피할 데도 없다”며 서울시의 조치를 환영했다. 버스 회사와 기사들도 “음식 쓰레기를 의자 사이나 창틀에 두고 내리거나 남은 음식을 바닥에 짓이기고 가는 경우도 있다”며 버스가 한결 깨끗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직장인 문진호(39)씨는 “집에서 먹을 포장음식을 들고 마음 편히 버스를 못 타게 되는 것이냐”면서 “버스 안에서 먹을 음식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정확히 구분하나”라고 말했다. 버스 내 음식물 반입 금지가 강제 규정이 아니어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선 대개 관련 규제가 없지만 일부 국가에선 금지 규정을 두고 있다. 대만은 음식을 들고 지하철을 타면 벌금(최대 약 28만원)를 부과한다. 싱가포르도 대중교통 내에서 음식을 먹으면 벌금을 내야한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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