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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언수『설계자들』 억대 계약료로 美에 판권 팔렸다

김언수

김언수

본격적인 문학 한류가 시작되는 것일까.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한국이 국제 문학시장에서 놀라운 문학 포스(force)로 부상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소설가 김언수(46)씨의 장편소설의 미국 판권 판매 소식을 전하면서다. 가디언에 따르면 김씨의 2010년 장편 『설계자들』의 미국 판권은 최근 여섯 자리 숫자 금액, 즉 억대의 계약료를 받고 명문 더블데이 출판사에 팔렸다. 1897년 설립된 더블데이는 지금은 다국적 출판 그룹인 펭귄 랜덤하우스 소속이다. 가디언의 인터넷판은 독일 출판사 에우로파 베를라그(Europa Verlag)가 김씨를 "한국의 헤닝 만켈"이라고 명명한 가운데, 영국과 체코·터키 출판사가 『설계자들』의 판권 입찰에 참가했고, 국제적 영화사들이 소설의 영화판권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닝 만켈은 스웨덴의 전설적인 스릴러 작가다. 기사의 '새로운 스칸디나비아 누아르? 한국 작가들이 스릴러 장르를 재발명하고 있다'라는 제목은 유럽 출판사들의 뜨거운 반응을 반영한 것이다. 

 
 『설계자들』 표지.

『설계자들』 표지.

 김씨의 『설계자들』은 죽음을 설계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살인 청부를 받아 암살계획을 짜는 설계자들과 이들의 의뢰를 받아 암살을 실행하는 사람들을 그린 범죄 스릴러다. 프랑스어로 번역돼 2016년 프랑스추리문학대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기사는 김씨를 포함한 한국 스릴러 작가들이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을 창조하고 있다고 했다. 수다스럽지 않고, 문체가 세련되면서도 흡인력 있게 읽히는 작품 안에 한국사회에 중요한 가족, 충성, 자연, 위계질서 등을 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출판계가 마침내 한국 작가들을 끌어안았다. 한국 작가들은 스릴러 장르에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스릴러에 싫증 난 독자들이 새로운 것을 갈망하고 있다"는 미국 문학 에이전트 바바라 지트워의 발언을 소개했다. 지트워는 『설계자들』의 해외 판권을 담당하고 있다. 
 소설가 정유정씨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 문학계가 그동안 문창과나 문학을 전공한 작가들의 문학성 높은 작품만 높게 평가한 결과 장르 소설을 쓰는 작가가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에서 스릴러 소설은 여전히 2등 시민 취급을 받는다"는 지트워의 발언을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정이 바뀌었다고 했다. 영국 내 한국 책 판매가 2001년 88권에서 2015년 1만191권으로 늘었다. 영어로 번역된 책 종 수도 2013년 12권에서 지난해 24권으로 증가했다. 이는 한국이 2014년 런던도서전의 주빈국이었던 영향도 있지만 2016년 한강의 맨부커인터내셔널 수상 역시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씨는 경희대 국문과를 나왔다. 2016년 부산을 무대로 한 장편 『뜨거운 피』 출간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문단 전체가 문학 자체를 관습적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문장과 인물 내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풍토를 꼬집은 바 있다. "골방에 틀어박힌 작가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관광객 수준이면서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쓰려 한다"며 "충무로적 사건이 소설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소설이 그렇다는 얘기였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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