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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충돌 부르는 공포의 유리창…반사 테이프 붙여보니

건물에 충돌해 뇌진탕을 입은 올빼미. [사진 경북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건물에 충돌해 뇌진탕을 입은 올빼미. [사진 경북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지난해 11월 14일 경북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경북 상주시 청리면의 한 건물 아래에 쓰러져 있는 올빼미 한 마리가 구조돼 들어왔다. 김나라 수의사는 “구조 당시 올빼미가 졸린 것처럼 몸을 못 가누고, 눈이 풀려 있었다”며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쓰러지면서 뇌진탕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올빼미는 천연기념물 제324-1호이자,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구조된 올빼미는 보름 넘게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해 12월 1일에 끝내 폐사했다.
 
이처럼 건물 벽이나 유리창, 차량에 충돌해 죽거나 다치는 새들이 적지 않다.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충돌로 인해 구조된 야생조류는 총 1만6720마리였으며, 이 중 1만678마리(63.8%)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야생조류 1만6720마리 중 4146마리(24.8%)는 수리부엉이, 참매 등 멸종위기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리창에 충돌해 다친 멧비둘기. 창문에 멧비둘기가 부딪힌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유리창에 충돌해 다친 멧비둘기. 창문에 멧비둘기가 부딪힌 흔적이 남아 있다. [사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대부분의 조류는 눈이 머리의 양옆에 달려 있어 눈앞의 장애물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 새들이 유리건물이나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사고가 빈번한 이유다. 국립생태원 이수길 동물병원부 과장은 “새들은 시력 특성상 거리 감각이 떨어지는 데다가, 유리창에 비친 풍경을 멀리 있는 곳으로 인식해 돌진하다가 부딪히기도 한다”며 “부딪히는 속도가 시속 30~70킬로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충돌에 따른 충격도 크다”고 설명했다.
 
자외선 반사 테이프 붙이니 야생조류 폐사 ‘0’
국립생태원 건물에 부착된 야생조류 충돌 방지 자외선 반사테이프. [사진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건물에 부착된 야생조류 충돌 방지 자외선 반사테이프. [사진 국립생태원]

이렇게 야생조류들이 유리 건물에 부딪혀 죽는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대응법을 내놨다.

26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자외선 반사 테이프 등 야생조류의 유리창 충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국내외 최신 방안을 소개하는 ‘야생조류와 유리창 충돌’ 안내서를 27일 발간한다고 밝혔다. 안내서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조류충돌 방지를 위해 자외선 반사 테이프를 부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야생조류가 유리창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조류가 사람과 달리 자외선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실제로 국립생태원이 자외선 반사 테이프를 2015년과 2016년 2차례에 걸쳐 생태원 내 7개 건물에 우선 적용한 결과, 시공 전에 월 2.6마리에 달하던 야생조류 폐사율이 시공 이후 현재까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 건물에 부착된 야생조류 충돌 방지 자외선 반사테이프. [사진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건물에 부착된 야생조류 충돌 방지 자외선 반사테이프. [사진 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은 안내서를 다음 달 초부터 환경부 등 유관기관과 지자체, 주요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국립생태원 누리집에도 그림파일(PDF)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배근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은 “국립생태원의 이번 안내서 발간을 통해 조류 유리창 충돌의 현실을 알림과 동시에 다양한 기관이나 단체에 적극 전파해 야생조류와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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