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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상승으로 플랜트 시장에 부는 훈풍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23일 거래된 4월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3.55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두바이유도 2월22일 현물 가격이 배럴당 62.62달러였다. 2017년 6월말 배럴 당 43달러(WTI 기준)를 기록한 이후, 8개월째 꾸준한 상승세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 경제에는 분명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다. 유가가 올라 재정에 여유가 생긴 산유국을 중심으로 EPC 플랜트 등 각종 해외사업 발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시 찾아온 국제유가 상승기에 해외 플랜트 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플랜트산업협회(KOPIA)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해외플랜트 수주 실적은 특히 국제유가 움직임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각 연도 두바이유 평균 가격과 해당 연도 한국기업의 해외 EPC 플랜트 수주실적을 비교한 결과, 두 변수가 거의 같이 움직인 사실이 확인됐다.     
 
  2013년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105.2달러였을 때, 플랜트 수주실적은 637억 달러로 각각 조사기간 내 최고치였다. 이듬해인 2014년 두바이유가 96.6달러로 약간 떨어지자, 수주액도 595억 달러로 비슷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유가가 추락하던 2015년에는 두바이유가 50.7달러, 수주액은 365억 달러로 급감했다. 2016년 배럴 당 41.4달러까지 두바이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수주실적도 209억 달러로 바닥을 쳤다. 그러다 지난해 유가가 53.2달러로 회복하자 수주액도 267억 달러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앞으로의 국제유가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그 전망이 맞다면, 그리고 유가와 해외플랜트 수주실적이 앞으로도 함께 간다면, 향후 플랜트 수주 규모를 대략이나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들어 유가 전망치를 계속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월 1일 브렌트유 가격이 3개월 안에 배럴당 75달러를 찍고, 6개월 뒤 8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배럴당 62달러로 예상한 전망치를 크게 높인 것이다. JP모건도 80달러 선에 거의 육박하는 78달러를, 모건스탠리는 배럴당 75달러를 전망치로 내놓았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세계 경제 호황도 플랜트 업계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경기가 좋아지면 투자가 늘어나 수주 환경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World Economic Outlook Update)’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9%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3.7%보다 0.2%포인트 높은 것이다. 
 
IMF는 “양호한 글로벌 금융 여건과 탄탄한 시장 심리로 투자 등 수요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호황으로 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지금, 아프리카 플랜트 시장의 잠재력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에도 산유국이 적지 않은 데다, 세계 경제가 호황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중의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출액이 늘어나고, 외국인직접투자(FDI)와 해외교포 송금액, 국제 개발원조 등 아프리카로 들어오는 돈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지난해 아프리카 경기 회복을 전망하면서 2017년 한해 FDI와 해외 교포 송금액을 합쳐 1797억 달러가 아프리카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밖에 아프리카 플랜트 시장이 중동과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열린 ‘미개척지’라는 점도 향후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프리카 지역의 플랜트 중에서는 발전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프리카 플랜트 수주 실적을 분야별로 들여다보면 발전 분야의 점유율이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국내기업이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실적은 모두 81건, 175억 달러다. 금액 기준으로 전체 플랜트 수주액의 절반에 가까운 45.4%나 된다. 이는 아프리카가 그만큼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고 있고, 이에 대한 투자도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프랑스 컨설팅업체 소프레코(Sofreco)는 ‘2040년 아프리카 에너지 전망(AFRICA ENERGY OUTLOOK 2040)’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발전 분야에 연평균 423억 달러가 투입돼야 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은 최근 잇따라 발전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모로코는 북부 미델트 지역에 태양광과 태양열 발전이 통합된 400MW급 하이브리드 발전소를 짓는 누르 미델트(Noor Midelt)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포함, 모로코는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에 4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케냐는 154MW 규모의 올카리아 5단계 지열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며, 모잠비크는 남부 아프리카의 전력생산 허브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51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발전분야에 이어 해양 프로젝트가 92억 달러(10건)로 두 번째였다. 그 뒤를 이어  오일&가스가 73억 달러(63건), 산업시설이 23억 달러(67건), 석유화학 20억 달러(13건), 기자재 2억 달러(18건) 순이다.        
아프리카 최근  10년간 설비별 수주실적(천달러, %)
구분건수실적점유율
발전8117,546,26445.4
오일&가스637,347,35219.0 
산업시설672,320,2696.0 
석유화학132,007,5535.2 
해양109,196,80923.8 
기자재18209,6560.6
합계25238,627,903100 
자료 : KOPIA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호황으로 해외 플랜트 시장에도 봄이 왔지만, 국내 기업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2010년대 초반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무리한 수주에 나섰다가 홍역을 치렀던 과거 말이다. 당시 건설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와 역량을 넘어선 ‘고위험 수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사비를 감당해야 했다. 그때의 쓰라린 경험을 다시 찾아온 기회를 공략하는 나침반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박경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국제관계학 박사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2015년 기준)>
순위국가생산량(천 배럴/)
1나이지리아2316.90
2앙골라1841.90
3알제리1370.00
4이집트511.40
5리비아404.00
6콩고공화국269.00
7적도기니250.00
8가봉213.30
9차드120.00
10가나102.40
11카메룬96.00
※출처 : 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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