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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곁에 두고 달릴까, DMZ로 안보관광 나설까

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덜커덩 거리는 기차에 리듬을 맡긴 채 차장 너머의 풍경을 즐길 수 있기에 기차를 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여행이 된다. 추위는 남았지만 겨울은 멀찍이 물러난 3월, 봄기운을 느끼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전국의 당일치기 기차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1월에 개통했어요! 핫한 동해선 열차
포항~영덕을 왕복 운행하는 동해선 열차.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항~영덕을 왕복 운행하는 동해선 열차. [사진 한국관광공사]

포항역에서 영덕역까지 44.1㎞를 달리는 동해선이 지난 1월 26일 운행을 시작했다. 포항에서 영덕까지 소요 시간은 34분.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기차여행으로 제격이다. KTX와 동해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약 3시간 10분 만에 영덕에 도착한다.  
동해선은 놀이동산에 있는 기차처럼 앙증맞은 외관을 자랑한다. 세 량이 전부인 기차 안팎은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호미곶해맞이광장에 있는 ‘상생의손’ 등 영덕과 포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알록달록 꾸며졌다.
동해선을 타고 바로 닿을 수 있는 영덕의 여행 1번지가 강구항이다. 강구역에서 나와 차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면 강구항이 나타난다. 강구항 주변 대게 요릿집이 촘촘히 이어진 영덕대게거리는 대게를 찌는 김으로 자욱하다. 살이 꽉 찬 대게는 맛이 고소해, 입에서 살살 녹는다. 3월은 대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보는 적기다. 영덕대게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도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강구항 일원에서 한바탕 대게 잔치가 벌어진다.  
영덕대게거리 게 조형물. [사진 한국관광공사]

영덕대게거리 게 조형물. [사진 한국관광공사]

고소한 대게를 맛본 뒤에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 해파랑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강구항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은 바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걷기 좋다.
동해선 기차의 종착역은 영덕역이다. 이곳에서 먼저 찾아볼 곳은 영덕풍력발전단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발전기가 천천히 도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1650kW급 풍력발전기 24기는 3m/s 이상 바람이 불면 움직이고, 20m/s 이상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멈춘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영덕해맞이예술관,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안성맞춤이다. 먼 곳까지 돌아보고 싶다면, 전동 휠 대여소 ‘달려라 왕발통’을 이용하자. 달려라 왕발통은 1인용 전동 휠로, 만 16세 이상이면 빌릴 수 있다.
 
 
DMZ 트레인타고 안보관광 나설까
도라지역으로 향하는 DMZ트레인. [중앙포토]

도라지역으로 향하는 DMZ트레인. [중앙포토]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라서 가능한 여행이 있다. 평화열차 DMZ(DMZ-train)를 타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땅인 비무장지대(DMZ)로 떠나는 도라산 안보 관광이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중단됐다. 65년이 지난 오늘까지 휴전 상태다. 정전협정에 따라 한반도에는 군사분계선과 DMZ가 설치됐다.  
군사분계선에서 남과 북으로 2km, 총 4km 폭으로 설정된 DMZ는 남북한의 완충지대다. 본래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관광 열차 DMZ-train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투어는 수~일요일 오전 10시 8분 용산역을 출발해 민간인통제구역과 DMZ를 둘러보고, 오후 5시 54분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 만에 북녘을 마주칠 수 있다.
DMZ 포토존. [사진 한국관광공사]

DMZ 포토존. [사진 한국관광공사]

DMZ-train은 용산역과 서울역에서 탑승할 수 있다(예약할 때 탑승 장소를 지정한다). 용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서울역에서 관광객을 더 태우고 11시 24분 임진강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모두 내려 신원 확인과 인원 파악을 하고 다시 탑승하면 약 5분 뒤 도라산역에 닿는다. 차창 밖으로 교각만 남은 옛 경의선 철교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비로소 분단 현실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기차는 한국전쟁 때 파괴된 옛 경의선 철교 대신 옆에 건설된 새 철교를 건너 도라산역으로 향한다. 얼마 전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한을 찾기도 했다.  
도라산역은 남쪽의 마지막 역이자, 언젠가 개성을 지나 평양까지 달려갈 첫 번째 역이다. 관광객은 이곳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도라산평화공원, 통일촌, 도라전망대, 제3땅굴을 차례로 돌아본다.
 
공항철도 타고 한나절 섬 여행 즐기는 법
인천공항에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 [사진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에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자기부상열차. [사진 한국관광공사]

도심에서 봄이 오는 산과 바다를 가장 빨리 만나는 방법은 공항철도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떠나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는 철길, 뱃길, 산길, 해안 길을 모두 만날 수 있어 한나절 여행에 제격이다.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좋다.  
공항철도는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열차(43분 소요)와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약 60분 소요)가 있다. 직통열차와 일반열차가 다른 점은 가격이나 속도보다 기차 여행의 낭만과 쾌적함이다.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대교 구간을 지나면 창밖으로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계절에 따라 변신하는 광활하고 아름다운 서해의 갯벌을 4분 남짓 감상할 수 있다.
무의도는 공항철도와 자기부상열차로 가는 게 편리하다. 자기부상열차는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 움직이는 첨단 자기부상열차를 타는 건 즐거운 경험이다. 선로 위로 8mm 떠서 운행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적고 쾌적하다. 용유역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선착장이다.  
무의도 큰무리선착장까지 배를 타는 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최고다.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대기한다. 배에서 내리는 승객이 없을 때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므로, 장소 이동 시 운행 시간 확인은 필수다.
남북으로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6m)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등산객은 선착장에서 바로 국사봉에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내려오는 종주 코스를 택하는데, 3~4시간 걸린다. 가족이나 친구와 호젓하게 즐기고 싶다면 호룡곡산이 무난하다. 산길이 완만해서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소의무도 풍경. [사진 한국관광공사]

소의무도 풍경. [사진 한국관광공사]

광명항으로 내려오면 인도교 너머 소무의도가 보인다. 사람과 자전거만 갈 수 있는 인도교에서 바다 위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소무의도 인도교부터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무의바다누리길은 8개 구간, 총 2.48km다. 서해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며 타박타박 걸어 ‘명사의해변길’까지 가는 1시간 30분은 힐링이다.  
장봉도는 무의도보다 배 타는 시간이 길어 한나절이 빠듯하다. 공항철도 일반열차 운서역에서 버스로 갈아타면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한다.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일정이 여유롭다.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신도를 거쳐 40분가량 들어가면 장봉도에 이른다.  
장봉도선착장 앞에 있는 인어상은 장봉도의 마스코트다. 인어가 생명의 은인인 어부에게 물고기로 보답했다는 전설 때문인지 한들해변은 낚시꾼의 핫 플레이스다. 여름 휴양지로 사랑받는 옹암해변과 진촌해변도 고운 백사장과 해송 숲이 어우러져 가족 여행지로 유명하다. 날이 풀리면 썰물 때 갯벌에서 조개와 소라 줍기 등 생태 체험을 하기도 좋다. 한나절 일정에는 낙조 시간에 맞춰 장봉도선착장으로 돌아와 바라보는 일몰이 여유롭다.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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