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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공기업 빚도 결국 국민부담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설하고 추석 겨우 두 번 통행료 면제인데 뭐가 문제냐?”
 
“도공 빚이 왜 27조나 됐는지 그 원인부터 밝혀라.”
 
정부의 설·추석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정책 탓에 한국도로공사(도공)의 손실이 한 해 1000억원에 달한다는 보도(중앙일보 2월 14일자 8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보인 부정적 반응이다. 통행료 면제는 사실 좋게 보자고 하면 일 년에 두 번,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에 국가가 주는 선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손실을 왜 빚더미에 앉아있는 도공에 그대로 떠안기느냐는 점이다. 국토부 측은 “도공의 자금흐름이 좋아서 명절 통행료 면제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본지 보도 뒤에는 도공이 2014년에 1165억원, 2015년 1316억원, 2016년에 13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는 해명성 자료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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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연휴 3일 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도공이 입은 손실은 535억원에 달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추석 연휴 3일 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도공이 입은 손실은 535억원에 달했다. [중앙포토]

그런데 만약 도공이 27조원의 부채를 짊어진 민간기업이었더라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 순이익이 1300억원이 났으니 그중 1000억원 어치 물건은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정상적인 판단이라면 부채를 상환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 개발에 투자토록 할 것이다. 도공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은 여건이 좋다고 해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게다가 지금 도공은 부채 원금은 갚지도 못하고 있다. 이 부채가 계속되고 만약 도공의 사정이 어려워진다면 결국 그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통행료 면제에 따른 손실 1000억원을 도공에 그대로 떠안으라는 건 부적절하다는 거다.
 
또 하나, 도공의 빚 27조원은 대부분 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고속도로를 새로 만들 때 정부가 사업비의 40~50%만 주기 때문에 도공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늘어났다는 얘기다. 심지어 민자사업에서 다시 재정사업으로 바뀐 서울~세종고속도로의 경우는 도공 부담이 80%나 된다. 물론 그동안 도공의 경영상 잘못도 있었지만, 부채가 쌓인 큰 틀은 대체로 이렇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어하는 자세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당장, 잠시 좋을 뿐 그 부정적인 영향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면 다시 한번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무거운 짐을, 부채를 자꾸 후세에 미루는 일은 이제 그만했으면 싶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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