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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호 업무 지시’ 일자리 적신호 … 경제 활력이 유일한 돌파구

설 연휴가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불편한 사람이 많다. 학업을 마쳐도 취업하지 못하고 은퇴 후 재취업을 하고 싶어도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도·소매업과 청소·경비·서빙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감원 바람이 불고, 고용주들은 인건비 상승 부담에 설비 투자와 고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고용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어제 통계청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02만 명으로 1월 기준으론 2010년 이후 최대였다. 체감실업률은 11.8%로 치솟았다. 국민 열에 한 명은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국내 전 사업장에 명예퇴직을 시행해 2월 실업률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거제의 조선업 구조조정도 현재진행형이다.
 
실업자 증가로 실업급여 신청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올 1월 실업급여(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2000명을 기록했는데, 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이자 1년 전보다 3만7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자칫 소득 주도 성장이 ‘소득’과 ‘성장’을 다 놓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도 ‘마차(일자리)를 말(경제 성장) 앞에 둘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을 정도다.
 
하지만 정부는 일자리 주도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공약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기미가 전혀 없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용지표 악화에 대해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자리 담당자들부터 기우뚱거리는 ‘일자리호(號)’에서 뛰어내리는 분위기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실무 책임자인 이용섭 부위원장은 그제 광주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정치적 구호를 내려놓고 결과로 말해야 한다. 일자리를 1호 공약으로 내걸고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달았지만 실적은 암울하고 전망도 밝지 않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년일자리 점검회의를 열어 정부 각료를 질책한 것도 청년실업률이 9.9%까지 치솟으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그 사흘 뒤 청년일자리대책본부를 만들고 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담당부서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고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가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대책을 내놨지만 상황은 나빠지기만 했다. 문재인 정부의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청년실업을 풀 유일한 돌파구는 경제 활력 회복이다. 공무원 숫자만 늘리고 기업을 옥죄기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심리를 북돋워야 한다. 그래야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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