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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일자리 볼모로 GM·노조·정부 핑퐁

아무런 자구 노력도 없이 공장 문부터 닫겠다는 GM, 생산성이 다른 공장의 3분의 1이면서 양보를 모르는 노조, 상처가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허둥대는 정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들의 고집과 무능이 겹치면서 해법 찾기는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GM의 직간접 일자리 30만 개를 볼모로 핑퐁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군산지회 조합원 2000여 명은 14일 공장 동문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부터 인천 부평 본사에서 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국GM 노조는 카허 카젬 사장 퇴진운동과 함께 전 공장에서 동반 총파업에 들어갈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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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실무회의를 열고 조만간 한국GM 실사를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지원 여부를 결정하려면 GM 말만 믿을 수는 없고 장기적인 투자계획이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15일부터 연휴지만 산업은행 측은 시일이 촉박한 만큼 연휴 중에도 곧바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2월 말까지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다음 단계’를 창원이나 부평 등 다른 공장에 대한 폐쇄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더 큰 충격을 막으려면 보름 안에 지원책을 내놓으라는 요구인 셈이다.
 
그러나 일정상 쉽지는 않다. 한국GM은 상장사가 아니어서 금융감독원의 감리 대상 법인도 아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GM의 회계 처리 방식이 국민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회계장부를 샅샅이 파악하려면 적어도 두세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계부처 실무회의에서는 주주로서 관리자 역할을 제대로 못한 산업은행의 직무 태만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GM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산업은행은 공시되는 재무제표 외에 어떤 경영자료조차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측은 “한국GM이 정보 제공을 거부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법과 관련해 경제 전문가들은 GM과 노조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비용 저효율의 책임이 노사 양측에 모두 있어서다. GM은 경영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는데도 한국에 생산 물량을 적게 배정하고 연구개발비 등 부담을 전가한 책임이 있다. 또 노조는 공장이 멈춰 섰는데도 연봉(1인 평균 8700만원) 80%를 꼬박꼬박 받아갔다. 노사의 선제적인 고통분담 없는 상태에선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명시키는 형태의 지원은 공장 폐쇄를 미루는 효과는 있겠지만 미봉책일 뿐”이라며 “한국GM의 경쟁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가 과감하게 양보하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태희·고란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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