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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역사교육과 6·25전쟁

성시윤 교육팀장

성시윤 교육팀장

개인적으로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민심을 떠나게 한 이슈 중 하나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라 본다. 박근혜 정부는 국정화(초기엔 ‘역사교육 강화’) 필요성을 처음 암시하며 2013년 6월 한 언론의 보도를 인용했다.
 
이 언론이 한 입시전문업체에 고교생 설문을 의뢰했는데 69%가 “한국전쟁은 북침”이라 답했다는 것이다.
 
‘설마’ 싶었다. 해당 업체에 “고교생들이 북침·남침을 정확히 분간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학생들이 남침·북침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니 설문 문항을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다’ 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그냥 남침·북침으로 하자’는 답을 받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보도 일주일 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충격적인 결과다.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석 달여 만이었다. 이후 ‘교과서 전쟁’은 소모적·정파적으로 흐르며 갈등을 불렀다.
 
5년 만에 ‘교과서 전쟁’이 재개될 기세다. 국정화 폐지 이후 검정제로 회복된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놓고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의뢰를 받은 정책연구진의 시안에서 6·25전쟁 관련 부분은 ‘6·25전쟁의 배경과 전개과정을 살펴보고, 전후 남북 분단이 고착되는 과정을 파악한다’고 돼 있다.
 
‘북한 정권의 전면적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이란 표현이 ‘6·25전쟁’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침략 주체를 교과서에 담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정책연구진의 시안은 6·25 남침, 북한 세습 등의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것으로 향후 수정·보완하고 명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혹이 나온 이상 의혹을 풀면 끝날 사안이다. 6·25 남침, 북한 세습 등의 사실(史實)은 덮으려 한다고,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교과서에 충분한 내용이 담기게 하겠다는 입장을 교육부가 ‘명료’하게 밝히면 의혹을 잠재울 수 있다.
 
집필기준에 넣거나, 아니면 검정심의 기준에 넣는 방법도 있다. 집필기준보다 중요한 것은 교과서다. 객관적이고 균형감이 있으며 다양한 관점을 갖춘 질 좋은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는 못하면서 “넣는다” “못 넣는다”로 또다시 소모적인 전쟁을 치른다면 “이래서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화하려 한 것 아니냐”는 비웃음이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5년 전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격이 된다.
 
성시윤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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