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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에 부품 비싸게 팔고 2조 고금리 돈놀이 의혹”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발표에 대응해 정부는 실사 카드를 들고 나왔다. GM은 한국 정부가 이달 말까지 자금 지원 결정을 해 주면 한국GM을 존속시키고 신차 물량도 배정해 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중대 결정은 한국 시장 철수 선언이 될 수 있다.
 
GM이 ‘장군’을 부르자 정부도 일단 ‘멍군’을 불렀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KDB산업은행은 이날 긴급회의를 한 뒤 실사 카드를 내밀었다. 정부는 공식 보도자료에서 “한국GM의 지난 수년간 경영 상황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GM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지원 여부 결정에 앞서 부실화의 책임 소재를 밝히고 고통 분담 비율을 정하겠다는 의미다. 표현은 신중했지만 결국 지원을 받으려면 실사부터 받으라는 얘기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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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업계에서는 한국GM 부실의 상당 부분이 불투명한 경영 때문에 빚어진 것이란 지적이 있다. GM이 부품 등 원재료를 한국GM에 비싸게 팔아넘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가 하면 연구개발(R&D) 비용을 과잉 처리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한국GM이 지금까지 본사로부터 2조4000억원을 차입하면서 연 4.7~5.3%의 고금리를 문 데 대해서도 ‘돈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구조조정 이슈인 만큼 실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 뒤 GM 쪽에도 손실 분담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납세자 세금 투입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금 지원을 하려면 명분 쌓기 차원에서라도 실사를 해야 할 입장이다.
 
일단 GM은 실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표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GM 측도 경영 부실 심화와 국회에서의 경영 투명성 문제 제기 등과 관련해 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용, 구두로는 실사에 합의했다”며 “현재 실사 진행을 위해 실무 협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실사 과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GM은 그동안 기업 기밀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 요청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3월 116개 경영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청했지만 받은 자료는 고작 6개뿐이었다.
 
더구나 GM은 직간접 고용인원과 가족 등을 포함해 30만 명의 생계를 볼모로 잡고 있는 ‘갑’의 입장이다. 정부로서는 GM이 실사를 거부하면 강공 일변도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실사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경영 상황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사에 돌입하더라도 GM의 책임 소재를 가리고 자금 지원 규모 및 ‘고통 분담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서 추가 진통은 불 보듯 뻔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GM이 무조건 자금 지원을 하라고 한다면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를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좀비기업을 양산하는 데 그친 조선업 구조조정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 벌써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GM은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를 협박해 왔다. 대규모 손실 원인 파악과 철수 배경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문재인 정부는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말했다. 
 
박진석·고란·하준호 기자 park.ji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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