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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이어 자동차 공장도 폐쇄 … 군산은 탄광으로 치면 막장”

“저도 방금 전 뉴스를 보고 알았어요.”
 
13일 오전 10시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GM 군산공장. 바리케이드가 쳐진 정문을 경비원이 열어 주자 한 여성이 안으로 들어갔다. 기자가 “공장 폐쇄 소식을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저는 협력업체 직원이에요. 잘 몰라요”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바로 직전 한국GM은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던 듯했다. 전날 GM 군산공장 노조원 절반가량인 900여 명이 공장에 모여 공장 폐쇄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직원 200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서다. GM 군산공장 관계자는 “직원들 스스로 누적적자가 많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회사 조치와 정부 대응 등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GM 4개 공장 중 가장 큰 부평공장 직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GM 노조의 장성근 교육선전실장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 소식을 듣고 사무직 직원들까지 심하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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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1·2차 협력업체 136개는 당장 줄도산 위기에 몰렸다. 이들 업체에서 일하던 1만700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처지다. GM 군산공장에 플라스틱 내·외장재를 납품하는 한 협력업체 이사 B씨는 “협력업체 대다수가 직원 감원에 들어가거나 다른 거래처를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군산 쪽 업체 대다수가 GM 군산공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GM이 폐쇄되면 덩달아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GM 군산공장의 정규직원들은 공장 가동 중단기간에도 통상 임금의 80%를 월급으로 받지만 사외 협력업체 직원들은 꿈도 못 꾼다. B씨는 “우리 직원들은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휴직 급여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군산시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이어 지역 내 주요 제조업체가 잇따라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조선소와 자동차공장이 군산 지역 전체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7%(2조2900억원)에 달했다. 협력업체 등 연관 산업을 더하면 충격이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와 직원 수는 2016년 4월 86개사, 525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22개사, 391명으로 급감했다.
 
이날 정오쯤 찾은 군산시 오식도동 상가 거리는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했다. 폐업한 상점이 즐비했다. 김모(65)씨는 “GM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거의 안 온다. 공장 폐쇄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덤덤히 말했다. 그는 “매출이 전보다 5분의 1로 줄었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군산조선소에 이어 GM까지 문을 닫으니 군산은 탄광으로 치면 ‘막장’이 됐다”고 했다. 빈 원룸도 속출하고 있다. 오식도동의 경우 공실률이 90%라고 한다. 공인중개사 C씨는 “오식도동 원룸 520여 개 가운데 건물 전체가 빈 원룸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자동차 관련 학과들도 비상이 걸렸다. 군산대에 따르면 정원이 110명인 이 대학 기계융합시스템공학부는 해마다 취업자의 15%는 꾸준히 GM 군산공장이나 협력업체에 입사했지만 지난해부터는 GM 협력업체에 취업을 못했다. 윤준원 군산대 기계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는 “GM 군산공장 폐쇄로 취업문이 좁아져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GM 군산공장은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 차량 올란도를 만든다. 2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26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1996년 군산에 세워진 대우자동차 공장을 GM이 2002년 인수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공장 가동률이 20%로 떨어지면서 한때 4000명이 넘던 직원 수가 2044명(직영 1849명, 사내협력사 195명)으로 줄었다.
 
군산시와 전북도는 GM의 공장 폐쇄 방침을 강력히 규탄했다. 문용묵 군산시 지역경제과장은 “정부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한다는데 군산이 다 죽어 나자빠진 다음 분권을 해 본들 무슨 소용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한국GM은 경영 정상화를 명목으로 정부에 3조원을 요구하며 군산공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20~21일 이낙연 총리를 만나 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하도록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산·인천=김준희·임명수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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