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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미국도 북과 대화 의사” 김정은 “남측 성의 인상적”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미국도 남북 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가 이어지도록 라트비아도 지속해서 지원을 부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과거 최대의 압박이라는 미국의 입장에 비하면 지금은 평창 올림픽과 남북 대화라는 두가지 동인이 작용하면서 미국의 태도와 입장이 우리와 많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측에서 (북·미 대화에 대해) 회신이 온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백악관 내에서 (북·미 대화) 논의가 무르익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미국의 기류 변화를 기대하는 건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기 위해선 한·미 공조가 필수적이고 북·미 대화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국제 사회를 상대로 ‘남북 대화’ 외교에 돌입하면서 정부도 주변국과의 공조 작업에 나섰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13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와 면담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 활동 등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천 차관은 14일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도 만날 계획이다. 최근 북한과 진행한 접촉 상황을 설명하고, 주변국의 지지를 얻으려는 차원이다.
 
하지만 주변국 설득에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아니라 통일부가 나서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일 및 한·중 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남북 관계만 중심에 둔 접근을 할 경우 상대국의 지지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한 4강 대사의 카운터파트는 외교부 1차관이다.
 
한편 정부는 북한 예술단·응원단·고위급대표단 등의 방한 경비 정산을 위해 교류협력추진위원회를 14일 열어 남북협력기금을 집행키로 했다. 방한 경비는 약 29억원이다.
 
미국과 주변국을 향한 물밑 외교는 이미 시작됐지만 청와대는 국내적으론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대표단이 돌아간 뒤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대표단과 남북 관계를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내수 증진, 공공기관 청렴도 확대 등 국내 현안만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말을 아낀 것은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놓고 최대한 절제된 자세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탐색적 대화’에 가깝다. 의미 있는 북·미 대화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특사 파견과 문 대통령 방북 시점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대해 “대통령이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라고 표현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한발씩 떼고 있는데, 언론이 너무 속도를 내고 있고 있다”고 경계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온 고위급 대표단의 보고를 받고 “만족을 표시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매체 보도에 대한)청와대의 입장은 없다”며 “북측은 북측대로 하는 것이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구상과 진로가 있다”고만 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보고를 받은 뒤 “우리측 성원들의 방문을 각별히 중시하고 편의와 활동을 잘 보장하기 위해 온갖 성의를 다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된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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