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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CEO 바라, 몸집에 구애받지 않는 구조조정 전문가

 
  “생존 가능한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
 
지난 6일(현지시간)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한국GM에 대해 언급한 짧은 발언이다. 이때부터 GM의 한국 철수설은 급부상했고, 결국 13일 군산공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폐쇄결정을 내렸다.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GM 군산 공장. 문이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GM 군산 공장. 문이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버클레이스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존슨은 한국 철수설에 대해 “GM의 생산라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GM이 잘 하는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신속하게 움직이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생존가능한 사업장을 화두로 던진 바라 CEO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생산라인 철수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월가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몸집에 구애받지 않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이면 가차없이 버리고 통합해버리면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게 바라 경영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GM의 첫 여성 CEO 메리 바라. [로이터통신]

GM의 첫 여성 CEO 메리 바라. [로이터통신]

 바라는 자동차업계의 두터운 유리천정을 뚫고 GM의 첫 여성 CEO 위치에 오른 강골이다.  아버지는 GM 생산라인에서 39년간 잔뼈가 굵은 생산직 근로자였다. 바라는 GM의 기술학교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18세에 GM의 생산직 인턴사원으로 취업했다. 생산현장과 맺은 인연은 그에게 자양분을 제공하고 버팀목이 됐다.
 
주경야독으로 미시건주 케터링대에서 전자공학 학사학위를 받은 바라는 GM의 지원으로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생산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학에 눈을 뜬 계기가 됐다. 경영자로서 두개의 날개를 얻은 것이다. GM의 전 CEO인 잭 스미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전체적인 회사 흐름을 파악했다. 구조조정 작업에도 참여해 개발비용을 줄이는 성과도 냈다.
 
2011년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에 임명,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을 도입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4년 여성 최초의 GM CEO에 임명됐다. 
 
취임 초기 맞닥뜨린 GM 사상 최대 규모 리콜 사태에 대한 정면 돌파는 바라가 어떤 인물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시 에어백 등에서 품질 문제가 터지면서 2000만대의 차량이 리콜을 받았고 2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라는 GM의 고질병이었던 관료주의에 메스를 댔다. 내부 시스템의 하자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재발방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과감한 내부 정비는 추락하던 GM이 신뢰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바라 이전까지의 GM은 글로벌 1위를 유지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주력했다면, 바라 이후의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이윤을 남기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 결과 외형은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 닛산-르노에 이어 4위로 내려앉았지만 내실은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GM의 주력 크로스오버 차량인 쉐보레 트래버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GM의 주력 크로스오버 차량인 쉐보레 트래버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주목해야 할 부분은 5년차 CEO 바라가 자신의 경영방향에 대해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그 연장선이다. 37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시장이 예상한 365억달러를 넘어섰다. 4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혁에 따른 해외 이연 법인세 자산이 감소한 때문이었다. 대신 주당 순이익이 시장의 예상인 1.38달러보다 높은 1.6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발표한 쉐보레 트래버스, GMC 터레인, 뷰익 인클레이브와 같은 크로스오버 차량(CUV)이 인기를 얻으면서 가능했다.
 
CFRA의 애널리스트 이프라임 레비는 “GM은 이윤이 많이 남는 크로스오버와 픽업트럭을 앞세워 단가와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소형차 등 생산라인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형차 생산라인이 주력인 국내 생산기지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이 많이 나는 크로스오버 차량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GMC 터레인. [게티이미지]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이 많이 나는 크로스오버 차량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GMC 터레인. [게티이미지]

GM의 미래 먹거리는 자율주행차량이다. 올해 10억 달러를 자율주행차량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선택과 집중이다. 중국 시장에 주력하면서, 이익이 나지않는 인도ㆍ서유럽ㆍ러시아ㆍ동남아시아ㆍ호주 등에서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몸집 키우기에 주력하던 예전의 GM이 아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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