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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시효' … 이대로 끝나나

'대구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과 '화성 연쇄살인 사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두 사건의 공소시효가 곧 끝난다. 5명의 개구리 소년이 실종 당일 살해된 것으로 볼 경우 25일, 10명의 여성이 무고하게 희생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다음달 2일 공소시효가 끝나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개구리 소년 실종
"아이들 한 누가 풀어주나"
유족 절규 … 수사본부 해체 안해


20일 오후 대구시 용산동 와룡산 자락. 2002년 9월 26일 실종 어린이 5명의 유골이 발견된 곳이다. 김현도(60.섬유업).박건서(54.섬유업).우종우(57.무직)씨 등 개구리 소년의 아버지 세 명이 이곳을 찾았다. 이곳에는 수사 당시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쳐 놓았던 폴리스 라인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장에는 빛바랜 조화들이 낙엽 속에 나뒹굴고 있었다.

우씨는 "아들이 억울하게 간 지 15년이나 됐지만 정부.수사기관 누구도 아이와 우리의 한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사건이 이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은 어린이들이 언제 숨졌는지 밝혀지지 않아 논란이 있지만 경찰과 학계는 실종된 지 15년 만인 25일 자정을 공소시효 완성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미국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실종 당일 타살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개구리 소년 부모들은 지난해 8월 국가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4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경찰이 유골 발견 당시 현장을 훼손해 사건의 단서를 제대로 찾지 못했고 확인도 없이 사인을 '저체온사'라고 발표해 유족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시는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개구리 소년 사건 수사본부'를 해체하지 않고 있다. 수사본부는 본부장인 대구경찰청 차장과 성서경찰서 수사관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성서경찰서 박상기(55) 형사과장은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건인 만큼 공소시효 완성 여부에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하겠지만 제보가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유족들은 "공소시효 연장 법안이 통과돼 반드시 범인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대구=홍권삼 기자

화성 연쇄살인
'살인의 추억' 남겨둬
과학수사 한 단계 도약


경기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마지막 열 번째 사건이 다음달 2일 공소시효가 끝난다.

이에 따라 1986년 9월부터 91년 4월 사이 화성시 태안과 정남.팔탄.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 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이 잇따라 살해된 이 사건도 영화제목처럼 '살인의 추억'으로 남게 될 공산이 커졌다.

이 사건의 살해 도구로는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자의 옷가지가 이용됐다.

당시 수사를 전담한 하승균(경정 퇴직) 수사관은 "범인은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 있다 범행을 했으며, 흉기 등을 쓰지 않았고, 피해자가 소지한 현금이 없어진 것이 공통점"이라며 "4.5.9.10차 사건 범인의 정액과 혈흔.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화성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받은 대상자가 2만1280명, 지문대조 수사 4만116명, 모발 감정수사 180명 등이었으며 화성사건 수사과정에서 부수 범죄자 검거실적도 1495명에 이른다.

9.10차 사건은 일본에 범인 정액의 DNA 감식을 의뢰하는 등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과학수사 기법도 함께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성경찰서는 현재도 안녕치안센터에 설치된 수사본부를 유지하고 형사과 강력3팀을 전담반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4월 2일이 지나면 해체된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동원 경찰력 연인원 205만 명 등 단일사건 최다 수사기록을 보유한 전대미문의 이 사건 범인에게도 공소시효를 적용해야 하느냐고 지적한다.

화성=정찬민 기자

◆공소시효=범인이 범행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해 처벌할 수 없는 제도다. 범죄행위가 끝난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완성된다. 형사소송법에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살인죄 등)는 1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 등 1~15년의 공소시효 기간이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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