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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빙상장 찾은 반기문 "올림픽 남북관계 전환점 될 것"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가 열린 12일 저녁 강릉스피드경기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 여사가 관중석에 앉아 워밍업 중이던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됐고, 9월 인준을 거쳐 취임했다. 한국·일본·네덜란드 관중 뒤에서 경기를 보던 반 전 총장은 노선영이 출전 선수로 호명될 때는 크게 손뼉을 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젊은 세대가 단일팀 구성에 대해 실망하고 아쉬워한 거로 안다"면서도 "논란은 있었지만, 앞으로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 큰 그림을 보고 우리가 나아가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다음은 반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12일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여성국 기자

12일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여성국 기자

 
특별히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보러온 이유가 있나.
"그동안 스케이팅 경기는 TV로만 봤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현장이 어떤지 궁금했고, 선수들이 달리는 모습을 직접보고 싶었다. 마침 한국 선수(노선영)가 출전하는 경기가 있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왔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논란이 됐는데.
"단일팀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단일팀 구성에 대해 실망하고 아쉬워한 거로 안다. 좀 껄끄러운 면도 있고, 눈물 흘리고 안타까워한 선수도 있다고 들었다. 나도 남북 단일팀 경기를 봤다. IOC 위원들, 같이 다니는 친구들,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같이 뛰는 모습, 특히 개회식 때 같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눈물도 흘리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라. 그러니까 논란은 있었지만, 앞으로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 큰 그림을 보면 우리가 나아가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체로 이제는 국민도 이해해준다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 예술단 공연이나 태권도 합동 공연도 처음에 굉장히 우려가 컸다. 속초에서 열린 태권도 공연, 우리나라의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함께 무대에 선 모습을 봤다. 지금은 나뉘었지만, 태권도도 결국 한 뿌리 아닌가. IOC 윤리위원장으로서 각 연맹 대표들이 같은 스포츠맨으로서 대화하는 걸 지켜보면서 감동을 느꼈다."
 
반기문 전 UN 총장(왼쪽)과 장웅 북한 IOC 위원이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린 WT-ITF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문 전 UN 총장(왼쪽)과 장웅 북한 IOC 위원이 10일 오후 강원 속초시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열린 WT-ITF 태권도시범단 합동공연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회식은 어떻게 봤나.
"상당히 감명 깊었다. 가슴이 참. 뭐랄까 뜨거워진다고 할까. 사실 걱정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저는 훨씬 더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본다. 그날 참석한 관중, 우리 대한민국 국민, 시청한 전 세계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   
 

이번 올림픽이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나  
"나는 스포츠가 평화와 화해를 도모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고, 가장 빨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중 하나라고 본다. 유엔 사무총장 시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긴밀히 협력한 부분이 있다.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지속가능한 개발' 이란 모토로 함께 노력했다. 이론을 토대로 직접 정치적으로 도모했던 부분을 내 눈으로 보니 상당히 감명 깊었다. 오늘(12일) 바흐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에게 '여러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 단일팀을 위해 최대한 융통성과 지도력을 발휘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남북한 (좋은) 관계가, 이번 겨울올림픽 뿐만 아니라 도쿄, 북경올림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바흐 위원장은 '다른 스포츠 대회를 통해서도 남북 간 이런 화해 무드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런 방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남북 관계에 있어 올림픽 이후가 중요하다고 본다."
 
일부 IOC 위원이나 외신이 남북 단일팀의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얘기를 하는데.
"그 문제는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니다. 후보 추천이 마감됐고, 아직 2월이기도 하고. 추후 여러 후보가 많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명지대에서 '유엔과 21세기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명지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명지대에서 '유엔과 21세기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명지대]

 
연세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데 학교생활은 어떤가.
"특정 강좌를 맡아서 강의하진 않는다. 여러 특강을 통해 학생들과 만난다. 연세대뿐 아니라, 많은 대학을 돌아다니며 진행한다. 올해는 지방을 더 많이 다니며 젊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예정이다.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고. 졸업 이후에 이들이 지도층이 될 수도 있고,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역할을 계속하고 싶다."
 
강릉=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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