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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한국철수 선전포고 "2월까지 지원 결정하라"

폐쇄 앞둔 GM 군산 공장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네럴모터스(GM) 전북 군산 공장 입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2.13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폐쇄 앞둔 GM 군산 공장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13일 오전 폐쇄가 결정된 제네럴모터스(GM) 전북 군산 공장 입구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2.13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제너럴 모터스(GM)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강도의 실력 행사에 나섰다. 13일 한국GM 군산공장 전격 폐쇄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달 말까지로 사실상의 지원 여부 결정 데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지원해주지 않을 경우 한국 철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 여부를 결정하려면 산업은행이 한국GM을 먼저 실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배포된 군산공장 폐쇄 관련 보도자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발언이다. 그는 “GM은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 한국GM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GM은 한국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해줄 경우 20만~30만대 양산이 가능한 신차 생산을 한국GM에 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차 배정은 한국GM의 경영 상황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신차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다는 건 이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하는 내용이다.  
 
더 중요한 건 다음 줄이다. 2월 말까지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중대 결정은 신차 배정이 될 수도 있지만, 한국 시장 철수 선언이 될 수도 있다.  
 
이미 메리 바라 GM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현지시간) 한국GM과 관련해 “생존 가능한 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비효율적 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한 이후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급부상한 상황이다.  
 
2002년 옛 대우자동차를 GM에 팔 때 산업은행은 15년간 한국GM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거부권)를 가졌다. 이 거부권은 지난해 10월 종료돼 법적으로는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GM은 이미 2014년 호주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자 호주GM홀덴을 폐쇄하고 호주 시장에서 철수한 전례가 있다. GM이 철수를 강행하면 대량실업 사태가 불가피해진다. 한국GM의 직간접 고용 인력과 가족들까지 더하면 한국 시장 철수로 고통을 받게 될 인원은 30만명에 달한다.  
 
결국 앵글 사장은 한국 시장 철수와 신차 배정을 무기로 한국 정부에 2월 말까지 한국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는 압박의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한 충격 요법인 셈이다. GM은 대출, 재정 지원, 유상 증자 참여 등의 형태로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월 말이라는 데드라인이 제시된 만큼, 정부도 본격적인 지원 논의를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불가피하게 지원을 결정한다면 얼마나 많은 돈을 내느냐가 관건이다. 이 경우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부실기업에 또 거액의 세금을 집어넣는 셈이라 논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차관회의를 열고 무조건적인 지원은 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회의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GM측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생산중단 및 폐쇄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원 결정에 앞서 한국GM의 경영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GM측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실사 없이는 지원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그 동안 자동차 업계에서는 GM과 관련된 한국GM의 경영 현황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이전가격 문제다. 쉽게 말해 GM 본사가 부품 등 원재료 가격을 비싸게 넘기고 한국GM이 만든 완성차는 싸게 팔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GM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93.8%(2016년 기준)로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또 GM이 한국GM에 3조원 정도를 빌려주고 연 5% 안팎의 고금리를 책정해 이자놀이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실사 방침은 지원을 할 때 하더라도 의혹을 명쾌하게 확인한 뒤에 하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일자리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GM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며 “GM측도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책임있는 자세로 한국 정부 및 이해관계자와 성실히 협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 박진석·장원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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