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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고위급 대표단이 탄 제네시스 번호판 '하'의 비밀

 
 지난 9일, 6ㆍ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김일성의 혈통'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9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해 KTX 공항역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여정은 2박3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9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해 KTX 공항역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여정은 2박3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김여정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는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란 공식 직함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난 후부터 ‘김정은의 특사’로 직함이 바뀌었다.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청와대)도 김여정이 특사라는 역할을 부여받고 왔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을 정도다. 김정은의 전용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여정은 밝은 표정이었다. 그리고는 공항 VIP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차량에 탑승했다. 이번에 방한한 북한 고위대표단의 단장을 맡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앞차에, 김여정은 뒤차에 올랐다.
 
김여정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을 태운 제네시스 차량이 공항을 출발하고 있다.

김여정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을 태운 제네시스 차량이 공항을 출발하고 있다.

 
주차장에는 검은색 세단이 대기하고 있었다. 현대차가 만든 ‘제네시스 EQ900’이었다. 청와대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등이 이용하는 경호용 차량이 있다. 경호를 위한 방탄 기능을 물론 최첨단 장비가 장착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등 동남아 순방 때는 청와대가 보유하고 있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가드’ 차량을 현지로 공수해 탔었다. 기관총 총격은 물론 지뢰 폭발도 견디며 타이어 4개가 모두 터져도 시속 80㎞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기종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의 새 경호 차량으로 현대차에서 제네시스 EQ900 5.0 GDi 리무진 프레스티지 3대를 구입했다. 기존에 쓰던 3대의 노후 차량은 새 차로 교체됐다.
 신차 3대를 구입한 비용은 17억 9850만원이다. 차량 가격은 1억 5400만원가량이지만, 방탄 등 첨단 기능이 탑재되면서 대당 6억원이 들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2017년) 연말까지는 방탄 기능 등의 설치가 완료돼 실전에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9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해 KTX 공항역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여정은 2박3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9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해 KTX 공항역으로 이동하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여정은 2박3일간 한국에 체류하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참관하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다.

  
시기적으로 따지면 김여정 일행을 태웠던 제네시스 차량은 청와대의 경호 차량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처음으로 방한한 ‘김일성의 혈통’에게 벤츠 등 수입 차량이 아닌 국산 경호차를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 일행이 탑승한 차량 중 일부엔 ‘하’자로 시작하는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 ‘허’자, ‘하’자 등이 번호판을 단 차량은 일반적으로 렌터카임을 뜻한다.
 
지난 9일 김여정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당시 공항 주차장에 있던 제네시스EQ900 차량. 해당 차량의 번호판에는 렌터카임을 뜻하는 '하'자(붉은색 원)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JTBC 화면]

지난 9일 김여정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당시 공항 주차장에 있던 제네시스EQ900 차량. 해당 차량의 번호판에는 렌터카임을 뜻하는 '하'자(붉은색 원)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JTBC 화면]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동남아에서 탔던 승용차에는 ‘도’자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 청와대가 지난해 구입한 차량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동남아 순방 때 현지로 공수해 사용했던 경호차량. 번호판은 '도'자로 표시돼 있다. 강태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동남아 순방 때 현지로 공수해 사용했던 경호차량. 번호판은 '도'자로 표시돼 있다. 강태화 기자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에 “지난해 구입한 제네시스 3대에 대한 장비 부착 등이 완료돼 실전 배치됐는지 등은 밝힐 수 없다”며 “이번에 북한 대표단에 제공된 차량은 이번 올림픽 기간 중 VIP들의 경호를 총괄하는 경호안전통제단이 배정한 것”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해당 차량이 어느 기관이 보유한 차량인지, 방탄 장비 등이 탑재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VIP가 이용하는 차량은 움직이는 경호실로 불린다. 좁은 차 안에서 극비 사항과 관련된 대화가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자신의 차를 오랫동안 운전해왔던 최성준 씨에게 그대로 청와대 ‘1호 차량’의 운전대를 맡겼다. 동시에 청와대의 경호 차량은 국가 원수를 경호하기 위한 각종 장비가 탑재돼 있다.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청와대 경호처에서도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이 역시 대통령의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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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북한 VIP에게 제공된 차량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이번에 제공된 차량 중 일부에 '하'자 번호판이 붙어 있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렌터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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