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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의혹 캔다며 또 판사 PC 개봉 강행하나

대법원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안철상(61·사법연수원 15기)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새로 구성했다. 공식 명칭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총 6명)’이다. 대법원은 12일 조사단 구성 배경에 대해 “추가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관점에서 조치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구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관련 의혹이 제기된 후 진상조사위원회와 추가조사위원회를 통해 진상을 규명했던 대법원이 3차 조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특조단장과 단원의 면면을 보면 추가조사위원회가 김소영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반대로 열어보지 못한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의 PC와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760여개의 암호파일과 에 대한 강제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드러난다.
 
안철상 특조단장은 김명수(59·15기) 대법원장이 처음으로 임명제청한 대법관이다. 김소영 전임자를 대신해 지난 1일부터 법원행정처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사단원에 포함된 노태악(56·16기) 서울북부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나쁜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친동생이다. 정재헌(50·29기)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은 법원내 진보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었다. ‘김명수 인사청문회팀’ 팀장을 맡았다. 김흥준(57·17기)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이다. 이성복(58·16기)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다. 두 곳 모두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맡았던 단체다. 1, 2차 조사때 활동했던 구태회(38·34기) 사법연수원 교수는 이번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대법원장은 특조단에 조사대상과 범위, 방법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면서 의혹에 관한 철저한 조사 등을 지시했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스스로의 힘으로 이번 사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강제수사를 우려하는 법원 내부의 시각을 고려한 조처로 보인다. 현재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및 이와 직·간접으로 연관된 고발사건 여럿 건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에 배당돼 있다. 대법원은 특조단 구성과 별도로 현재 드러난 문제점 등을 조속히 개선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내에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반발 기류도 감지됐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특정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조사단에 포함됐다”며 “특히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을 포함시킨 건 PC 강제개봉 등을 또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사법개혁추진단장은 “대상과 범위, 방법을 정하지 않고 조사를 하는 건 ‘양승태 체제’에서 있었던 모든 사안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 때 활동한 1차 조사위는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발표했다. 김 대법원장취임후 구성된 2차 조사위는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당시 대법원 간의 ‘원세훈 재판’ 유착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 등을 확보했다고 발표해 논란이 증폭됐다. 
 
현일훈·손국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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