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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직원들, 아이티 지진 구호 중에 '성매매' 파문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남수단 아코보 타운에서 구호단체 옥스팜이 식량을 지급하고 남은 빈 박스를 장난감 삼아 가지고 노는 아이들. [AP=연합뉴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남수단 아코보 타운에서 구호단체 옥스팜이 식량을 지급하고 남은 빈 박스를 장난감 삼아 가지고 노는 아이들. [AP=연합뉴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 옥스팜(Oxfam)이 지난 2010년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 참사 구호활동 중에 현지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파문을 부르고 있다. 옥스팜은 당시 자체 조사 결과 관련 직원들을 해고·이직 조치했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은폐 의혹까지 받고 있다.  
 
페니 모던트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BBC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옥스팜 지도부에 도덕적 리더십이 없다면 우리는 옥스팜을 파트너로서 함께 할 수 없다”면서 옥스팜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움을 주려 했던 사람들이나 그들을 그곳에 보낸 이들을 모두 배신한 것"이라면서 이번 의혹과 관련해 12일 옥스팜 관계자들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더타임스는 아이티 강진 발생 이듬해인 2011년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롤란드 반 하우어마이런 소장 등 현지 옥스팜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으며 이와 관련 옥스팜이 자체 조사를 벌인 바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의 성적 착취 대상에는 미성년자가 포함됐을 수 있으며” 이들은 이런 문제에 “봐주는 문화(culuture of impunity)”가 있었다.
 
2010년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티 이재민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부서진 산타 아나 교회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아이티 이재민들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부서진 산타 아나 교회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문이 커지자 옥스팜은 성명을 통해 “확인한 바로 미성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자체 조사를 벌여 직원 3명을 해고했고 하우어마이런 소장을 포함해 다른 3명은 스스로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더 타임스는 추가 보도를 통해 옥스팜이 당시 조사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하우어마이런 소장은 이듬해 또 다른 구호단체인 ‘기아퇴치행동(Action Against Hunger)’ 방글라데시 본부장으로 옮겨갔다고 폭로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기아퇴치행동 측은 “옥스팜으로부터 그의 성매매 의혹 등을 통보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평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인 톰슨 옥스팜 회장은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성적 학대를 막기 위한 새로운 대책을 발표하면서 “옥스팜에 대한 분노와 수치를 함께 나눈다. 그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로 관용을 베풀 수 없다”라고 밝혔다.  
 
2016년 기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회원국 분포. [위키피디아]

2016년 기준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의 회원국 분포. [위키피디아]

파문은 다른 단체로도 확산됐다.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11일 옥스팜 직원들이 지난 2006년에 아프리카 차드에서도 성매매를 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 더타임스의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지난 한해 영국 구호·자선단체 활동가 120여명이 성학대를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은 이날 BBC방송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일어난 성 학대 또는 아동학대 문제들을 부인하는 문화가 구호단체들 사이에 있다"고 지적했다.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빈곤 퇴치를 목적으로 출범한 옥스팜은 2001년 기준 전세계 80개국에서 2만800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재정 수입의 60%는 기부금이며, 나머지 40%는 영국과 유럽 내 840여 곳에서 운영하는 자체 중고품 점포에서 충당한다. 옥스팜은 지난해 영국 국제개발부로부터 3200만파운드(약 480억원)를 지원받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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