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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면 아오지 탄광행?…북한 선수들의 모든 것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북한 응원단이 연주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북한 응원단이 연주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평창 겨울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은 남한과 단일팀을 구성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을 포함해 총 22명이 출전했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개막식 참석을 위해 9일 방남(訪南)하면서 ‘조연’으로 밀려났지만 10일부터 대회가 본격화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이모저모를 짚어 본다.
 
 
북한 쇼트트랙 선수들이 평양 보통강변에 있는 빙상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화보집 조선]

북한 쇼트트랙 선수들이 평양 보통강변에 있는 빙상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화보집 조선]

 
북한 국가대표 선수의 육성과 선발 과정은
북한은 대표 선수 육성을 위해 체육 유망주를 조기 발굴해 체계·집중적으로 교육하거나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선수를 찾아 훈련시키는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방법과 과정은 한국과 유사하다. 공화국 선수권대회 등 매년 개최하는 종목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는 선수를 선발한다. 단체 종목의 경우 선임된 감독이 후보 선수를 뽑고 상무위원회(기술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심사 과정에서 교체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감독이 택한 선수들로 구성한다. 유망주를 대표 선수로 선발해 경기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북한의 정성옥이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제작한 우표

북한의 정성옥이 199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제작한 우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5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여자 축구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날 격려행사에 김 제1위원장의 부인인 이설주가 동행했다. 김광민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제1위원장의 오른팔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5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여자 축구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날 격려행사에 김 제1위원장의 부인인 이설주가 동행했다. 김광민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제1위원장의 오른팔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 제공=노동신문]

 
선수에 대한 처우는 어떤가
북한은 체육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우수 선수와 지도자들에 대한 우대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99년 제7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정성옥이다. 그녀는 우승 소감을 묻는 서방 기자에게 “장군님(김정일)의 모습이 떠올라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정성옥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주고 고급 승용차와 아파트도 선물로 줬다. 체제 선전과 최고지도자 찬양에 필요한 호재를 만들어 준 데 대한 보상이었다. 북한의 ‘유도 영웅’으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유도 48㎏급 금메달리스트 계순희도 ‘노력 영웅’과 ‘인민체육인’ 칭호를 받았다. 집권 후 ‘체육강국 건설’을 강조한 김정은도 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촌(체육공원)·스키장·야외빙상장 등 스포츠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인 것은 물론 체육인 전용 아파트도 건설했다. 2015년에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귀국하는 여자 대표 선수들을 격려하러 순안국제공항까지 마중을 나갔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염대옥 조가 4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 메인링크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규은-감강찬 조가 출전한다.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김주식-염대옥 조가 4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 메인링크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김규은-감강찬 조가 출전한다.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는
북한 선수단에서 세계 수준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2017년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피겨스케이트 페어 종목의 염대옥(19)-김주식(26)이다. 이들은 지난해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빌혼 트로피 대회에서 6위에 오르며 자력으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바 있다. 북한에서 ‘짧은주로속도빙상’으로 불리는 쇼트트랙의 최은성(26)도 꼽을 수 있다. 그는 2013년 12월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다누비아컵 쇼트트랙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남한과 경기에서 진 선수는 어떻게 되나
한때 ‘북한 선수들이 지면 아오지 탄광에 끌려간다’는 말까지 돌았다. 남북 체제 대결이 만든 ‘과장된 신화’다. 그만큼 엄격하고 절박했다는 것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북한 대표팀 김정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성적이 부진할 경우 어떤 처벌을 받느냐는 서방 기자의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김 감독은 “잘못(패배)되더라도 다른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설사 우리가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도 앞으로 우리 팀이 도약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론 혁명화교육(사상교육) 정도를 받고 다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8월 캐나다에서 훈련한 남북한 피겨 페어 선수들. 왼쪽부터 김주식(북), 김규은, 염대옥(북), 강감찬.

8월 캐나다에서 훈련한 남북한 피겨 페어 선수들. 왼쪽부터 김주식(북), 김규은, 염대옥(북), 강감찬.

 
대북제재 국면인데도 해외 훈련 가능한가
대표적인 사례가 평양 대성산체육단 소속 피겨 선수인 염대옥과 김주식이다. 대성산체육단은 북한이 겨울스포츠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단체다. 이 둘은 지난해 6월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약 8주간 전지훈련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렸다. 캐나다 퀘벡 출신 피겨 지도자인 마르코트 남매에게 기술과 안무를 지도받았다. 미국 민간단체인 킨슬러재단에 따르면 평창 겨울패럴림픽을 준비하는 북한 스키 선수들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전방위적인 대북제재 속에서도 스포츠 교류만은 예외로 뒀다. 일본도 대북제재의 하나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의 입국은 특례로 허용한 바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원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서 염대옥이 손 흔들며 입촌식장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강원 강릉올림픽선수촌에서 염대옥이 손 흔들며 입촌식장을 나서고 있다. 오종택 기자

 
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의 선수촌 생활은
북한 선수들의 강릉선수촌 생활 모습이 지난 6일 미디어 공개행사를 통해 공개됐다. 무료로 제공되는 자동판매기에서 음료를 뽑아 마시고 햄버거 등을 숙소로 가져가 먹는 모습도 포착됐다. 기자들이 질문을 너무 많이 한다며 취재진과 대화도 스스럼없이 나누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익명을 요청한 고위직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국제행사 등에 파견된 경우 대열(선수단) 관리를 유연하게 하라는 것이 당의 훈령”이라며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상황에서 혹시 모를 탈북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본진에 앞서 지난달 25일 진천선수촌에 합류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선수 12명, 보조요원 2명, 코치 1명)도 남측 선수들과 함께 앉아 식사를 나누고 북측 선수인 진옥·최은경의 생일 파티도 함께 열었다고 한다.
 
 
 
남 대신 북, 혹은 북 대신 남을 선택한 선수도 있나
대표적인 선수가 ‘인민 루니’라는 별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정대세다. 재일동포 3세로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북한 국적을 가진 어머니의 영향으로 조총련 계열인 조선대 체육학부를 졸업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1년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에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로 참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황보영 고양시 아이스슬레지하키팀 감독은 반대의 경우다. 97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그녀는 2000~2011년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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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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