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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스쿠버다이빙 성지 ‘코타오’를 갔다오

주변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부쩍 늘었다. 곧 자격증을 따러 동남아시아 어딘가로 가겠다는 사람도 많다. 수면에 둥둥 떠서 노는 스노클링으로 성이 안 차는 거다. 한국인이 다이빙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이 찾는 곳은 필리핀 세부다. 가깝고 저렴해서다. 세부 못지않게 태국 코타오(혹은 꼬따오·Koh tao)도 인기다. 세부보다 멀고 가격도 비싸지만 수중 환경이 좋고, 스쿠버다이빙을 정석으로 가르치는 곳으로 전 세계에 정평이 나 있다. 동남아시아를 통 틀어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절반이 코타오에서 발급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2017년 11월, 코팡안 취재를 간 김에 이웃섬인  코타오로 넘어가 다이빙을 하고 왔다. 섬 면적은 고작 21㎢. 서울 종로구 만한 작은 섬을 두른 바다가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해서였다.
스쿠버다이빙의 성지로 통하는 태국 코타오. 섬은 작지만 주변 바다가 깨끗하고 다양한 수중 생물을 볼 수 있는데다 수준급 다이빙 강사가 많아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이 찾는다.

스쿠버다이빙의 성지로 통하는 태국 코타오. 섬은 작지만 주변 바다가 깨끗하고 다양한 수중 생물을 볼 수 있는데다 수준급 다이빙 강사가 많아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이 찾는다.

 
배멀미 안고 들어간 섬
코팡안에서 페리를 탔다. 승객 대부분은 50리터가 넘는 배낭을 짊어진 백인 여행자였다. 커플룩 차림의 신혼부부, 매끈한 래시가드를 입은 동양인은 얼핏 봐도 한국인임을 알 수 있었다. 옅은 비가 흩날리더니 파도가 거세졌다. 승무원들이 빨간 비닐봉지를 승객에게 나눠주느라 바빴다. 아침에 먹은 음식이 스멀스멀 역류하려던 즈음 페리가 멈췄다. 코팡안에서 1시간 걸렸다. 
매핫(Mae had) 항구에서 숙소와 다이빙 교육을 겸하는 밴스 다이빙 리조트(Ban’s diving resort)로 이동했다. 오후 1시 시작하는 ‘펀 다이빙’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펀 다이빙은 자격증 소지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강사가 소그룹을 인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이버 약 30명과 함께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고루 섞여 있었다.

다이버 약 30명과 함께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고루 섞여 있었다.

리조트 앞 해변에서 쪽배를 탔다. 약 30명이 옹기종기 앉아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깊은 바다로 나갔다. 미국인 다이빙 강사 그랜트와 함께하는 소그룹은 4명이었다. 그랜트가 나의 버디(짝을 이루는 다이빙 동료)였고, 핀란드에서 온 70대 할머니 다이버 애나와 네달란드인 강사가 짝을 이뤄 동행했다. 잠시 뒤 큰 배로 옮겨 탔고 다이버들은 각자 챙겨온 장비를 착용하느라 분주했다.
 
난파선을 헤집는 재미
코타오에서 즐기는 다이빙은 대부분 배를 타고 나가는 보트 다이빙이다. 보트를 타고 다이빙 스폿을 찾아다니며 수중세계를 즐긴다.

코타오에서 즐기는 다이빙은 대부분 배를 타고 나가는 보트 다이빙이다. 보트를 타고 다이빙 스폿을 찾아다니며 수중세계를 즐긴다.

정확히 한 달 전인 2017년 10월, 미국령 사이판에서 PADI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다. 그러니까 자격증 취득 후 첫 펀 다이빙인 셈.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장비 착용순서부터 입수 전 확인 절차까지 알쏭달쏭했다. 강사들은 다이버를 일일이 챙기지 않았다. 일찌감치 장비 착용을 마친 다이빙 고수(로 보이는)들과 농담을 주고 받았다. ‘자격증 소지자라면 다 알아서 할 수 있잖아.’ 암묵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첫번째 다이빙 포인트 ‘HTMS 사타쿳(Sattakut)’에 도착했다. 4명이 차례대로 입수했다. 햇볕이 내리쬐지 않았는데도 바닷물은 따뜻했다. 그랜트를 따라 부력조절기 속 공기를 조금씩 빼며 물속으로 들어갔다. 시야가 점점 탁해졌다. 며칠 동안 파도가 셌던 터라 바다가 뒤집어져서였다. 수심 20m. 그랜트가 사인을 보냈다. 그만 내려가자고. 플래시를 비춘 그랜트를 따라 바닷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시야가 내내 뿌옇다가 눈앞에 시커먼 물체가 나타났다. 난파선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타쿳은 태국 해군이 쓰던 전투함이었다. 수명을 다한 배를 깨끗이 정비하고 바다에 유해한 모든 부품을 제거한 뒤 2011년 6월 코타오 앞바다에 빠뜨렸다. 태국 해군이 다이버를 위해 선물을 준 셈이다. 배 주변에 유독 물고기가 많았다. 깨진 창을 통해 배 안쪽을 보고 갑판에 있는 함포도 봤다. 녹슨 배와 형형색색 열대어가 어우러진 풍경이 기묘했다.  
태국 해군이 쓰던 전투함 사타쿳을 구경하는 난파선 다이빙. 녹슨 배 주변에 많은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태국 해군이 쓰던 전투함 사타쿳을 구경하는 난파선 다이빙. 녹슨 배 주변에 많은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

금세 30분이 지났다. 그랜트가 올라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잔압계에 남은 공기는 20%. 수심 5m 쯤에서 잠시 쉬었다가 수면으로 올라왔다. 촤! 호흡기를 떼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나중에 그랜트가 알려줬다. 첫 번째 다이빙의 평균 수심이 27.2m였다고. 참고로 오픈워터 자격증 취득자는 수심 18m까지만 들어가도록 권한다. 초보 다이버로서 조금 무리한 셈이었다.
 
바닷속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배에 올라타 무거운 장비를 벗었다. 마라톤이라도 완주한 것처럼 힘이 빠졌는데 다른 다이버들은 모두 기운이 넘쳐보였다. 바닷속에서 본 물고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흥분했다. 다른 그룹을 인솔한 한국인 조희숙 강사는 “엄청 큰 다금바리를 봤다”며 소리를 높였다. 조 강사는 “원래 11, 12월은 태풍이 잦고 파도도 센 편이어서 오늘 정도면 나쁘지 않았던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와 같은 그룹의 애나 할머니는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 애나는 코타오에서 3주 머물 계획인데 다이빙을 15번 할 거란다. 쿠키와 수박을 먹고 물을 마시며 두 번째 다이빙 포인트로 이동했다. 잔잔한 파도가 계속 일어 속이 메스꺼웠다. 차라리 빨리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두 번째 다이빙 포인트는 화이트 록(White rock). 그랜트는 “첫번째 다이빙은 난파선이 하이라이트였다면, 이번엔 물고기가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시야”라고 말했다. 다시 4명이 차례대로 입수했다.  
첫 번째 다이빙과 바닷속 사정이 전혀 달랐다. 화이트 록이라는 이름답게 바다 밑바닥 곳곳에 바위가 깔려 있었고, 산호와 물고기도 훨씬 많았다. 고래상어나 초록거북, 대형 가오리는 못 봤지만 온갖 화려한 빛깔의 물고기와 함께 약 40분간 유영했다. 바위 틈마다 성게도 많이 보였다. 주요 다이빙 포인트는 낚시와 해산물 채취가 금지돼 있어 이처럼 다양한 바다생물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
두번째 다이빙에서 본 산호와 열대어. 시야는 흐렸지만 다양한 생물을 봤다. 산호나 바위에 기생하는 파랑, 노랑 생물이 '크리스마스 트리 웜'이다.

두번째 다이빙에서 본 산호와 열대어. 시야는 흐렸지만 다양한 생물을 봤다. 산호나 바위에 기생하는 파랑, 노랑 생물이 '크리스마스 트리 웜'이다.

가장 신기했던 건 바위에 핀 꽃처럼 보였던 생물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생겼다 해서 ‘크리스마스 트리 웜’이란 별명이 붙은 갯지렁이과 생물이다. 파랑·분홍·노랑 등 다채로운 색을 뽐내는 녀석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바윗속으로 쏙 숨어들어갔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린 조명이 반짝이는 것처럼.
다이빙을 마치고 섬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마친 뒤 리조트 뒤편 언덕 ‘다라완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화려한 바닷속과 달리 섬 안쪽은 고요했다. 식사를 마친 뒤 해변 앞을 거닐다 마사지를 받았다. 90분에 약 1만원. 이 맛에 사람들이 코타오를 찾는 것이리라. 몸은 노곤해졌지만 한 가지 생각은 또렷해졌다. 함께 다이빙을 즐긴 핀란드 할머니처럼 칠순을 넘어서도 다이빙을 즐기겠다는 것. 물론 30~40년 뒤 사람 일을 어찌 알겠냐 싶지만 멋지지 않나. 다이빙 즐기는 노인이라니.
 밴스 다이빙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다라완 레스토랑. 바다와 산 전망을 모두 볼 수 있고, 음식 맛도 준수한 편이다.

밴스 다이빙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다라완 레스토랑. 바다와 산 전망을 모두 볼 수 있고, 음식 맛도 준수한 편이다.

말미잘 틈에 숨어 있는 열대어. [사진 태국관광청]코타오 앞바다에는 신기한 해양생물이 많이 산다. [사진 태국관광청]코타오 북서쪽에 있는 작은 섬 '코 낭유안'. 섬 3개가 모래톱으로 연결돼 있다. 코타오 여행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사진 태국관광청]코타오 북서쪽에 있는 작은 섬 '코 낭유안'. 섬 3개가 모래톱으로 연결돼 있다. 코타오 여행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사진 태국관광청]
여행정보
한국에서 코타오를 가려면 여러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우선 방콕을 경유해 코타오가 속한 수라타니주의 주도(州都)인 수라타니로 간다. 수라타니공항에서 돈삭부두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페리를 타고 섬으로 간다. 에어아시아(airasia.com)를 이용하면 이 모든 교통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하루 3회 운항하는 인천~방콕 항공편을 구매한 뒤, 방콕~코타오(국내선 항공·버스·페리 포함) 노선을 검색해 예약하면 된다. 방콕에서 코타오까지 편도 요금이 5만5000~7만원 선이다. 이번에 체험한 펀 다이빙 요금은 1000바트(약 3만4500원)였다. 공기통 2개를 썼다. 밴스다이빙리조트(bansdivingresort.com)에는 다이빙 자격증 프로그램도 많다. 입문코스인 PADI 오픈워터 과정은 9800바트(33만8000원)다. 나흘에 걸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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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오(태국)=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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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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