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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아니라 바둑…SGM배 ‘복면기(棋)왕’에 이세돌·박정환 출전

대국자의 얼굴을 가리고 대결한 뒤 패자만 복면을 벗고 신분을 공개하는‘복면기왕’기전이 5일부터 64강전을 시작한다. 실제 복면을 쓰는 대회는 3월에 열릴 32강전 부터다. 사진은 제작진이 연출한 가상 대국 장면[사진 K바둑]

대국자의 얼굴을 가리고 대결한 뒤 패자만 복면을 벗고 신분을 공개하는‘복면기왕’기전이 5일부터 64강전을 시작한다. 실제 복면을 쓰는 대회는 3월에 열릴 32강전 부터다. 사진은 제작진이 연출한 가상 대국 장면[사진 K바둑]

출연자 둘이 얼굴을 가린 채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 이를 감상한 판정단의 선택으로 승부가 가려진다. 패자는 가면(복면)을 벗고 자신의 정체를 공개한다. 승자는 패배하기 전까지 복면을 벗지 않는다. 2015년 4월부터 3년 가까이 방송되고 있는 MBC 예능 TV 가요 배틀 프로 ‘복면가왕(覆面歌王)’ 포맷이다.
 
또 다른 복면 대결이 시작될 예정이다. 다만 장소가 공연 무대가 아닌 바둑판이란 점이 다르다. 이른바 ‘복면기왕(覆面棋王)’이다. 대회의 공식 이름은 제1회 SGM배월드바둑챔피언십. 케이블 바둑 전문 채널 K바둑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나 된다. 게다가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에도 문호를 개방한 국제 대회다. 프로와 아마 모두에게 개방하고 성별·연령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주최 측인 K바둑에 따르면 대회는 지난달 한 달 동안 통합예선을 치러 대회는 한국 33명, 중국 22명, 일본 9명으로 64강을 확정했다. 본선 64강 대회는 5일부터 5일간 바둑사이트 오로 1서버 대국실에서 매일 오후 7~9시에 온라인 대국을 벌여 32강을 가린다. 
복면기왕 본선에서는 베네치아 풍 가면이 사용될 예정이다. 입쪽이 노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개조를 한다.[사진 K바둑]

복면기왕 본선에서는 베네치아 풍 가면이 사용될 예정이다. 입쪽이 노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개조를 한다.[사진 K바둑]

 
실제 복면을 쓰고 대결하는 것은 32강전부터다. K바둑 스튜디오서 벌어질 32강전 오프라인 대국 출전자는 반드시 복면을 착용해야 한다. 대국에서 진 선수는 대국 후 가면을 벗고 자신의 실명을 밝혀야 한다. 32강전은 3월 초 열릴 예정이며 4개조로 나누어 각 조별로 16강 진출을 가린다. 이후 16강 대진은 추첨한다.
 
복면기왕이란 대회의 형식상 출전 선수의 명단은 원칙적으로 비공개다. 하지만 주최 측은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천야오예 9단, 판팅위 9단 등 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는 사실은 공개했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다. 물론 이들도 복면을 쓰고 대국에 임하기 때문에 곧바로 정체를 알 수는 없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대국자에 대한 선입견 없이 백지상태에서 관전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의외의 인물이 깜짝 쇼를 연출하는 등 반전 상황도 기대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복면이다. 출전 기사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면서 얼굴 윤곽을 최대한 가릴 복면이 필요하다. 본선에선 이탈리아 베네치아풍 가면이 사용될 예정이다. 입 쪽이 노출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약간의 개조를 하게 된다.
 
일반 바둑 프로와 다른 점은 현장 MC를 따로 배치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현장 MC는 대국장 주변 상황을 실시간 전달하고, 종국 후 복면을 벗은 패자 인터뷰를 통해 시청자들의 쌓였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출전자들은 이름 대신 임의로 부여받은 별명으로 불리고, 우승자는 결승전이 끝날 때 비로소 복면을 벗는다.
 
개막을 앞두고 연출 팀이 가장 고심 중인 부분은 출전자의 손과 목소리 처리법이다. 팬 중엔 프로의 착점 손놀림만 보고도 누군지 알아맞히는 ‘관전 고수’가 꽤 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복기(復棋) 때 육성을 내보내 신원이 드러나는 일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성(假聲) 처리 등으로 최대한 신비감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대국자의 얼굴을 가리고 대결한 뒤 패자만 복면을 벗고 신분을 공개하는‘복면기왕’기전이 5일부터 64강전을 시작한다. 실제 복면을 쓰는 대회는 3월에 열릴 32강전 부터다.[사진 K바둑]

대국자의 얼굴을 가리고 대결한 뒤 패자만 복면을 벗고 신분을 공개하는‘복면기왕’기전이 5일부터 64강전을 시작한다. 실제 복면을 쓰는 대회는 3월에 열릴 32강전 부터다.[사진 K바둑]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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