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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항공유 난로가 인기짱

입춘이 지난 5일 한낮 서울의 최저기온은 –11.6°C로 맹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을 강타했던 최강 한파에 서울의 기온이 –14.3°C로 평년보다 8도 더 낮았다.  
 
한국의 이러한 한파는 북한에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5일과 지난달 24일 평양의 최저기온은 –15°C, –19°C를 기록했고 북한 우상화의 상징인 양강도 삼지연군 백두산밀영은 –38°C, –40°C였다고 한다.  
 
 지난 5일과 지난달 24일 평양의 최저기온은 -15°C, -19°C를 기록했고 양강도 삼지연군 백두산밀영은 -38°C, -40°C였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지난 5일과 지난달 24일 평양의 최저기온은 -15°C, -19°C를 기록했고 양강도 삼지연군 백두산밀영은 -38°C, -40°C였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서울과 달리 도시가스도 없고 온수도 부족한 평양시민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나고 있을까. 김정은시대 들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평양시민들이 자신들 나름의 방식으로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평양의 아파트들은 주로 평양화력발전소에서 얻어지는 환수(還水)를 이용해 난방열을 이용하는 중앙난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발전소에서 증기로 터빈을 돌린 후 얻어지는 응축수(환수)를 아파트·공공건물들에 보내도록 ‘중앙열교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소의 증기생산량이 많지 못하고 게다가 도시 난방 열수관의 누수방지·보온 등이 낙후돼 온수 순환이 거의 안 되는 상태이다.
 
‘평양의 강남’이라 불리는 중구역에서 살다 탈북한 이모씨는 “평양화력발전소 인근의 평천구역 일부 아파트들에만 난방이 보장될 뿐, 평천구역 바로 옆의 중구역에도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는 “시장을 통해 적당한 정도의 수입을 얻는 주민들 경우 대개는 가정들에서 자체로 무동력(자연순환식)보일러를 이용해 겨울을 난다”며 “난방도 자력갱생(自力更生)이 최고”라고 털어놨다.
 
무동력보일러는 석탄을 이용해 아궁이에서 물을 끓여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서 주민들의 겨울나기 ‘생명선’이다. 실제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5월 북한 송이무역회사에서 개발한 ‘무동력 알탄 보일러’를 소개하며 “‘평양 가을철 국제상품전시회’ 등 여러 전시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무동력 알탄 보일러를 홍보하고 있는 송이무역회사 직원. [사진 조선중앙TV캡처]

무동력 알탄 보일러를 홍보하고 있는 송이무역회사 직원.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이씨는 “도시의 아파트 베란다·부엌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면 연탄가스 중독 위험에 항상 노출되고 연탄구매·보관·탄재 처리 등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이마저도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건물이 위치한 중구역은 공기 오염 된다’며 보일러의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동당 소속 무역회사에서 근무한 탈북민 최진(가명)씨는 “보일러·구멍탄(연탄)구입이 어려운 대다수 주민은 냉방에서 한겨울을 보낸다”며 “하지만 평양부유층들은 주로 LPG 혹은 태양광 발전 장비·항공유 난로를 사용해 따뜻한 겨울을 보낸다”고 말했다.
 
평양시는 취사에 필요한 LPG 가스통 주민공급을 ‘구역 연료사업소’들에서 국정 가격(국가가 정한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동마다 분점을 두고 있는 연료사업소에서는 가스 필요량의 절반 이하도 공급하지 못한다. 시장에서 취사용뿐 아니라 난방용 LPG 가스통 구매는 일반주민들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대북소식통에 의하면 평양시장에서 10kg 가스통 가격은 50달러 정도이며 이것은 평양시민 평균 한 달 노임이 1달러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큰돈이다.  
 
평양시민들이 보일러를 판매하는 송이무역회사의 전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평양시민들이 보일러를 판매하는 송이무역회사의 전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최씨는 “가정용 LPG 난로는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고 태양전지판은 기후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발전이 어렵다”며 “부유층이 선호하는 난방기는 항공유를 사용하는 난로”라고 말했다.  
 
평양의 부유층들에게 실내 등유 난로는 인기가 덜하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등유는 품질수준이 각이하고 질 낮은 등유는 그을음·냄새가 심하다. 따라서 순천비행장 등 공군부대에서 빼돌려지는 항공유를 이용하도록 안전 설계된 난로가 인기다. 그 이유는 항공유는 군수품으로 품질이 균일한 정품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전례 없이 강화된 유엔 대북제재 속 북한당국이 항공유 불법장사 감시단속 활동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지만, 돈만 있으면 항공유 구매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평양에서 돈은 이미 모든 것을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해 정유제품 공급량을 바닥으로 줄이고 원유공급 상한선 연간 400만 배럴로 명시하는 등 대북유류 제재를 한층 강화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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