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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미 얼음공주들 단일팀 같은라인...세계 5위 스웨덴에 1-3 패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 2피리어드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경기 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 2피리어드 남북단일팀 선수들이 경기 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국, 북한, 미국은 정치적으로 북핵 위기 속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런데 얼음 위에서 한국, 북한, 미국 입양아 출신 선수가 한 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4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연출한 장면이다.  
 
올림픽 사상 최초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KOREA'와 한반도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이날 첫 선을 보였다. 단일팀은 미국 브랜드 나이키가 아닌 핀란드 테클라가 제작한 짙은 파랑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고 미국 대북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전 애국가와 북한 국가 대신 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이날 2500석 관중석은 꽉꽉 들어찼다. 티켓 판매 이틀만인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매진됐다. 남북공동응원단이 "우리는 하나다", "반갑습니다"를 외치며 응원했다.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중앙일보와 외신기자 10명을 포함한 54명의 풀기자단이 구성됐다. 경기 후 자유취재가 가능한 미디어데이에는 수십명의 국내외 기자들이 몰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아리랑에 노래에 맞춰 한반도기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아리랑에 노래에 맞춰 한반도기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경기 전 단일팀 선수들은 둥글게 모여 스틱으로 빙판을 치면서 "어이! 어이! 어이!"를 외쳤다. 이날 단일팀 2라인 구성은 파격적이었다. 한국의 한수진·이은지·김세과 함께 북한 공격수 정수현(22), 미국으로 입양된 박윤정(26)이 호흡을 맞췄다.    
 
정수현은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5경기에서 2골-2도움 기록한 북한 에이스다. 1992년 한국에서 태어난지 4개월만에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된 박윤정(26 영어명·마리사 블랜트)은 2년 전 한국국적을 회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부모에서 태어난 동생 한나는 미국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다. '한국-북한-미국의 얼음공주'가 같은조에서 호흡을 맞춘 셈이다.    
 
단일팀 총 엔트리는 총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으로 구성됐지만, 경기에 뛸 수 있는 게임엔트리는 22명 뿐이다. 남북과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북한선수 최소 3명 이상을 기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게임엔트리 22명에는 한국선수 18명과 함께 북한선수 4명(공격수 3명)이 포함됐다. 한국선수 총 5명은 벤치에 앉지못했다.   
 
아이스하키는 게임엔트리 22명 중 20명의 필드플레이어(골리 2명 제외)가 5명씩(공격수 3명, 수비수 2명) 한개 조로 4개 조가 번갈아 투입된다. 1라인과 2라인은 득점력이 좋은 주력 라인이고, 3라인과 4라인은 보통 수비에 무게를 두고 출전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은 지난달 25일 단일팀이 첫 구성될때만해도 북한선수들을 4라인에만 기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에 0-3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기   (인천=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양팀선수들이 골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치열한 경기 (인천=연합뉴스) 4일 오후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양팀선수들이 골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하지만 머리 감독이 생각을 바꿔 2~4라인에도 북한선수를 전격 투입시켰다. 3라인에는 북한 여송희가 포함됐고, 4라인에 북한 김은향과 황충금이 캐나다에서 귀화한 임대넬과 호흡을 맞췄다. 1라인은 한국 주장이자 골잡이 박종아를 비롯해 이진규·최유정·박채린·엄수연 한국선수들로만 구성됐다.    
 
한국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다. 스웨덴은 5위다. 경기 전체적으로는 스웨덴의 벽을 넘기엔 버거웠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에 3실점했다. 1피리어드 3분44초를 남기고 선제실점했고, 2분10초를 남기고 두번째 골을 내줬다.  
 
단일팀은 1피리어드 18분15초에 박종아가 한채린의 패스를 받아 드리들 돌파 후 반대쪽 골문으로 강한 슛을 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1피리어드 종료 직전 추가실점했다.
 
단일팀은 2피리어드는 0-0으로 마쳤다. 유효슈팅수에서 크게 밀렸다. 3피리어드에는 오히려 공격 기세를 올렸다. 단일팀은 이날 1-3(1-3 0-0 0-0)으로 패했다.  
 
아이스하키계 관계자는 "올림픽을 3주 앞두고 급조된 팀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스웨덴은 세계 5위고 올림픽 정예멤버다"고 말했다. 송동환 KBS 해설위원은 "생각보다는 스웨덴을 잘막았다"면서도 "남북선수들 호흡에 대해서는 수비에 치중해 말하기 어렵다. 북한선수들이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선수 중 정수현을 빼고는 활약이 미비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과의 평가전' 시작에 앞서 경기장 앞에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인천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과의 평가전' 시작에 앞서 경기장 앞에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쪽에선 보수단체가 단일팀 반대 시위를 열었고, 또 다른쪽에서는 "반갑습니다" 노래가 흘러나오며 단일팀을 응원했다.  
 
도로를 두고 갈라서 한쪽에선 "평양올림픽"을 외치고, 반대쪽에선 "평화올림픽"을 외쳤다. 경찰의 통제로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경쟁하듯 엠프 소리를 높여 근처를 지날 때 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청년단체들로 구성된 청년학생응원단 단원들이 4일 오후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시 연수구 선학국제빙상장 앞에서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청년단체들로 구성된 청년학생응원단 단원들이 4일 오후 여자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평가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리는 인천시 연수구 선학국제빙상장 앞에서 남북단일팀을 응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서울에서 온 박모씨는 "인공기는 되면서 태극기는 안되고, 애국가는 못 부르면서 아리랑을 부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모씨는 "단일팀이 평화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단일팀은 평창올림픽 조별리그 B조에 속해 10일 스위스(세계 6위), 12일 스웨덴, 14일 일본(세계 9위)을 상대한다.    
 
인천=박린·김원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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