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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행기가 구름 만나면··· '씨앗' 뿌려 눈 내리게 한다

평창올림픽 위해 매일 1700만 원 풍선 날리는 기상항공기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인공증설 실험 중인 기상 항공기 [사진 기상청]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 상공에서 인공증설 실험 중인 기상 항공기 [사진 기상청]

지난달 30일 강원도 평창 상공. '하늘 위의 종합 기상관측소'라는 기상청 기상 항공기가 둥실 날아올랐다.
항공기가 구름으로 들어가자 날개에 달려 있던 연소탄이 하나씩 터졌다. 기상조절 기술 중의 하나인 '인공증설'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인공증설(증우)은 빗방울로 자라지 못하는 구름에 인위적으로 구름 씨앗을 뿌려 원하는 곳에 눈(비)을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이날 첫 비행을 마친 기상 항공기는 인공증설 실험 외에도 평창 상공의 구름 특성을 분석하고, 미세먼지 농도도 측정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항공관측 업무를 수행할 기상 항공기 [사진 기상청]

올림픽 기간 동안 항공관측 업무를 수행할 기상 항공기 [사진 기상청]

도입 계획을 세울 때부터 실제 도입까지 무려 10년이 걸린 기상 항공기의 데뷔 무대가 바로 평창동계올림픽이다.
9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기상 항공기는 오는 6일부터 올림픽 무대인 평창 상공을 매일 비행하면서 항공관측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기상 관측에 사용되는 드롭존데 [사진 기상청]

기상 관측에 사용되는 드롭존데 [사진 기상청]

특히, '기상 공백 지역'으로 분류되는 동해 상에 풍선이 달린 ‘드롭존데(Dropsonde)’를 매일 10개씩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폭설 등 이상기후에 대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드롭존데는 하나에 170만 원 정도인 고가의 기상 관측 장비로 하늘에서 하강하는 동안 기온·습도·풍향·풍속 등을 0.25~0.5초 간격으로 측정한다. 측정이 끝나면 바다에 떨어져 가라앉기 때문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 주로 태풍의 진로를 예측하는 데 쓰인다.
기상청 관측예보연구과 이철규 연구관은 "겨울철에 평창에 영향을 주는 눈이나 비 같은 기상 현상은 대부분 동쪽에서 들어오지만, 바다 위라 관측이 어렵다"며 "드롭존데를 떨어뜨려 얻은 각종 측정 자료를 평창에 있는 예보센터에 전달해 올림픽 기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 되나? 
강원 평창군 올림픽플라자에서 관계자들이 개막식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평창군 올림픽플라자에서 관계자들이 개막식 무대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날씨가 동계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크다. 2014년에 열린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는 이상기온 현상으로 인해 경기장의 눈이 녹으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데 곤욕을 치렀다. 반대로 이번 평창 올림픽의 가장 큰 변수는 강력한 추위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은 "평창은 고도가 700m 정도로 높고, 만주 평야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강풍으로도 유명하다"며 "올해 올림픽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까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로 평균 영하 11도를 기록했다.
당장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걱정하는 것도 개막식이 열리는 9일의 날씨다. 강원도 평창은 다음 주 초에 최저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는데, 바람까지 불면 체감기온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건 7일을 기점으로 기온이 점차 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9일에는 평창의 기온이 영하 11도에서 영상 1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올림픽기상예보센터 이승법 예보관은 "아직 변동성이 크지만, 개막식이 열리는 저녁 7~9시 기온은 영하 10도 안팎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대에 바람의 저항을 줄여주는 방풍막이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대에 바람의 저항을 줄여주는 방풍막이 설치돼 있다. [중앙포토]

기온이 점차 오르는 2월의 기상 특성상 경기 후반기로 갈수록 점차 '따뜻한 올림픽'이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승법 예보관은 "지난달에 강력한 한파를 불러왔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2월 들어 점점 약해지면서 초반에는 기온이 낮다가 중반으로 가면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 날 눈이 반갑지 않은 이유 
모굴스키 국가대표들이 2일 강원도 웰리힐리파크에서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모굴스키 국가대표들이 2일 강원도 웰리힐리파크에서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날씨는 경기력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키나 스노보드 등 야외 종목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은 경기 당일의 날씨와 눈 상태에 따라 스키 바닥의 거칠기를 다르게 할 정도로 설질에 예민하다.
특히, 폭설이 내리면 스키 종목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올림픽기상정보센터 윤기한 예보관은 "현재 경기장 위의 설질은 얼음판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눈이 내리면 경사를 따라 완만한 데로 모이게 되면서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눈이 오면 바로 빗자루나 송풍기를 이용해 경기장 위의 눈을 다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2일 총 66명으로 구성된 '평창 동계올림픽 기상지원단'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기상 지원 업무에 나섰다. 기상지원단은 경기장마다 예보관을 배치해서 한 시간 단위로 경기장별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선수단을 대상으로 다음날 날씨를 매일 브리핑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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