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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힘의 균형, 핵 있는 평화" 주장…한미동맹은 어디로

기자
정영태 사진 정영태
Focus 인사이드 
 
북한 화성-15형 미사일.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 화성-15형 미사일.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미국식>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국제무대에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장을 선택했다고 한다. 결국 북한은 수소탄 위력에 더하여 미국을 직접 핵으로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 15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로써 그들은 가장 믿음직하고 책임 있는 ‘핵 대국’이 되었으며, 강력한 핵으로 ‘진정한 국제정의’를 고수해 나간다는 ‘핵 있는 평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한반도에서도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힘의 균형’인데 그들의 핵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힘은 힘으로만 제압할 수 있고 핵은 핵으로써만 폐기할 수 있다’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제 2의 한반도 전쟁위험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그들의 강력한 핵 억제력으로 이를 근원적으로 종식시켜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북한은 핵 타격 능력이 크고 강할수록 핵전쟁을 억제하는 힘이 커진다고 하면서, ‘평화수호자’로서의 사명감을 느껴 미국의 핵위협이 계속되는 한 핵 무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는 ‘핵 있는 평화’ 논리를 정당화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1일 오전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비핵국가가 핵 국가로부터 핵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핵은 핵으로 대응한다는 것처럼 받아들여져서 일면 논리적으로 수긍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남북한 관계사를 잘 모를 경우 북한의 ‘핵 있는 평화’ 주장에 더욱 공감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마치 상호 전쟁을 치른 적이 있고 끊임없이 대치해 온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장 경쟁에 일리가 있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북한의 핵무장 논리는 완전히 가식적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사회주의ㆍ공산주의 혁명에 이어 수령체제라는 특수정권을 보위하고 확장하고자 하는 체제 스스로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은 6ㆍ25 전쟁을 일으켜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도모했으나 미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다. 그 이후 미국을 제 1의 적으로 치부하고 반제국주의 또는 반미제국주의 기치 아래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수령주의체제 결속을 위한 내부적 수단으로 삼아왔다. 동시에 그들은 한반도 전체로의 체제 확장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목표로 각종 외교 및 군사적 도발 공세를 펴기도 하였다. 한미동맹이 공고화하고 한미연합 군사력이 강화된 것은 북한의 군사우선주의에 입각한 군사태세 및 군사도발에 직접적으로 기인한다. 최근 미국의 대북 전략 핵위협이 북한의 핵개발에 따른 대응조치로 나왔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다. 이 같이 북한의 ‘핵 있는 평화’ 논리는 현실성을 결여한 사이비 평화론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 회의를 연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백악관에서 군 수뇌부 회의를 연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백악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 있는 평화’ 논리를 이행 실천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핵 대국’임을 시위하는 대대적 군 행사를 통해 그들의 군사적 위력을 대내외적으로 각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남 평화적 조치를 과감하게 펼치는 이중적 해동을 시작했다. 전자의 경우 북한은 인민군 창건일을 4. 25에서 2. 8일로 바꾸어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각종 핵미사일 무력을 과시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북한은 남북대화 재개와 평창겨울 올림픽 참가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평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다. 북한은 핵 위력 시위로 남한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평화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함께 뛸 북한 선수단에게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꽃다발을 건네주며 환영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함께 뛸 북한 선수단에게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꽃다발을 건네주며 환영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를 위해서 향후 북한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등의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 민족끼리의 ‘통일 대 회합’을 개최하여 외세배격 상황을 확산하고 고착해 나가고자 할 수 있다. 북한은 2016년 6월 27일 ‘전 민족적인 통일 대 회합 개최를 위한 북측 준비 위원회’가 결성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도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들, 명망있는 인사들과의 긴밀한 련계 밑에 전 민족적인 통일 대 회합을 성사시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나가자’고 강조했다. 북한이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기회를 남북한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초전으로 활용하고자 할 수도 있다.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차원에서나 남북한 관계개선 차원에서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대북 비핵화 압박과 제재 프레임을 약화하면서 북한의 속임수인 ‘핵 있는 평화’ 환경 조성 구도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영태 동양대 통일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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