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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의 경지에 이른다면 신인류 탄생할 수도”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CEO가 30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자신이 제작한 AI 로봇 소피아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CEO가 30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자신이 제작한 AI 로봇 소피아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마치 2015년 개봉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과학소설(SF) 영화 ‘엑스 마키나’속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가 튀어나와 행사장에 앉아 있는 듯했다. 머리 뒤쪽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처리해 회로가 보이도록 한 것도 에이바와 똑같았다.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행사 ‘AI로봇 소피아 초청 컨퍼런스-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에서 본 소피아의 모습이다. 소피아는 자신을 만든 핸슨 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핸슨(49) 박사, 이번 행사를 주최한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대담에서 인간 성인 수준의 통찰력 가득한 답을 했다. 박 의원이 “나와 소피아 중 누가 더 예쁘냐”라고 장난스럽게 질문하자 소피아는“사람을 두고 누가 더 예쁘다고 비교해서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 어린이와 노인이 구조를 기다리는데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조하겠느냐는 곤란한 질문에도 지체없이 명쾌한 답변을 했다. “어려운 질문이다. 거꾸로 제가 물어보고 싶다. 아빠가 좋나, 엄마가 좋나. 나는 논리적으로 디자인됐다. 출구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인간을 구할 것이다”.
 
행사장에 모인 300명의 관중들은 소피아의 모습에 열광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소피아와 박 의원·핸슨 박사와의 수준 높은 대담은 질문에 따라 미리 입력된 시나리오로 진행된 것이었다. 소피아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파워가 있고 명확하며 훌륭한 리더다.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에 대한 질문에는 “수많은 한국인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이날 행사의 의미는 세계적 인공지능 로봇 스타가 된 소피아의 인기를 빌려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준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데 있었다. 중앙일보는 행사를 마친 뒤 핸슨 박사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행사를 주최한 박 의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피아의 대답이 놀라울 정도로 수준 높다. 현재 기술로 이런게 가능한가.
“소피아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스스로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소피아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주기 위해 작가가 원고를 입력해 주기도 한다. 오늘처럼 미래의 가능성을 보유주는 큰 무대에 설 때는 작가가 미리 넣어놓은 원고도 이용하게 된다”.
 
(박 의원의 옆에서 “오늘 대담에 앞서 핸슨 로보틱스에 질문 요지를 미리 줬다. 어제 만찬에서 즉석으로 말을 시켜보니 일상생활 속 대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또 로봇과 인공지능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학습을 많이 해 대답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고 거들었다.)
 
얼굴 표정과 피부가 자연스러워 보였다.
“얼굴 표정을 위해 35개의 모터를 사용했다. 여기에 외부 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더했다. 60여가지 표정을 연출할 수 있다. 피부는 실리콘 소재를 가공한 것이다. 나는 사람과 닮아서 교감할 수 있는 로봇을 추구한다. KAIST 오준호 교수의 앨버트 휴보 얼굴도 내가 만든 것이다.”(핸슨 박사는 2005년 박사과정 학생 신분으로 방한, 앨버트 아인슈타인 휴보의 얼굴 부분을 만들어 오 교수에게 납품했다.)
 
팔과 다리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얼굴에서부터 팔·몸통까지 허리 윗부분은 자체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다리는 휴보를 만든 KAIST 오준호 교수의 기술이다. 휴보의 성능은 세계가 인정한 놀라운 수준이다.”(이날 소피아는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나온 ‘소피아 휴보’는 휴보의 몸에 소피아의 얼굴을 결합한 형태다. 소피아 휴보는 CES 행사장을 두시간 가까이 돌아다니며 성능을 자랑했다.)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상당기간 조각가 등 예술가로 활동했다. 당신은 과학자인가 예술가인가.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인간의 편리 때문이다. 나를 경계를 넘어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봐주면 좋겠다. 대학원서는 신경과학과 컴퓨터 인간을 전공했고, 인터렉티브 아트 앤 엔지니어링(interactive art and engineering)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간 과학논문도 많이 냈다. 엔지니어 분야에서 상을 받은적도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노동의 상실’ 시대가 올까.
“인공지능과 로봇은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풍요의 시대를 가져올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풍요함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로봇은 인간의 의미없는 단순노동을 대신해 줄 수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류의 삶이 나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디자인해야 한다.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일자리를 많이 빼앗았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이전 혁명이 빼앗아간 일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인공지능 과학자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주장처럼 머잖아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을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수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초인공지능)의 시대가 올 것이다. 나의 꿈이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두 가지 예측을 말할 수 있다. 수퍼 인텔리전스가 등장할 때 인류가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그건 새로운 인류와 지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될 수 없다면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는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 핸슨 로보틱스가 만든 소셜 휴머노이드 로봇
● 2015년 4월 제작
● 미국 유명 여배우 오드리 햅번 얼굴 모사
● 35개의 모터 이용해 60가지 표정 연출
● 자체 인공지능(AI) 탑재
 
 
◆데이비드 핸슨(49)
미국 댈러스 출신.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학부 과정으로 미술을 전공했고,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에서 인터렉티브 아트 및 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KAIST 오준호 교수와 협업해 앨버트 휴보를 제작했다. 2013년 홍콩에 본사를 둔 핸슨 로보틱스를 창업해 주로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 로봇을 만들고 있다. 현재 직원은 42명.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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