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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안고 싶은 이유

기자
전새벽 사진 전새벽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라, 업무상 외부에서 미팅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끔은 상사와 같이 한다. 얼마 전에도 ‘팀장’과 함께 밖에서 사람을 만났다.
 
팀장은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물끄러미 그의 옆모습을 봤다. 정확히는 그의 머리통을 봤다. 희끗희끗한 머리칼을 보며 나는 새삼 그가 나이들었음을 깨달았다. 그의 머리에 담겨 있을 장시간에 걸쳐 축적된 지식과, 그의 가슴이 품은 일에 대한 열정,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의 세포 하나하나가 지니고 있을 생生에 대한 의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모든 게 언젠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당연한 사실에 새삼 전율했다.
 
회사에 다양한 연령층이 존재한다. 드넓은 시대적 스펙트럼 안에서 종종 시간이 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땐 이메일이 없어가지고…”라며 옛날 이야기하는 대선배를 보며, 후배들과 대화하다 “’듀스’를 모른다고?”라며 놀라기도 하면서.
 
기실 시간이 간다는 사실 자체는 놀랍지 않다. 중요한 건 시간이 가는 한편 모든 것들이 변한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우리는 사라지고 있다. 나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이 나노 단위로 시시각각 증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조금씩 하늘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완전히 죽으면 ‘하늘로 가셨다’고 하는 게 아닐까.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남은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유한하다는 한계성의 직면은 대개 허무주의를 꽃피운다. 인생무상! 그런데 허무주의가 늘 부정적인 건 아니다. 돈 같은 거 좇아 봐야 허무하다는 걸 깨닫게도 해주는 것이므로.
 
업계에서 누가 자살을 했다. 듣자 하니 비리가 드러날 위기였던 모양이다. 돈을 좇았던 고인은 명예를 잃을 위기에 놓이자 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웠다. 죽음 자체는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뒷돈’이라는 그의 선택에 대해서는 쉽게 옹호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어차피 갈 거, 그깟 돈이 뭐 그렇게 중요했을까.
 
삶에 대해 생각한다. 돈 말고도 추구하는 바가 있는 삶에 대해 생각한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은 올 봄에 7세가 된다. 녀석은 언젠가부터 혀를 샐쭉 내밀고 다닌다. 검색해보니 나이가 들어 그렇단다. 개 나이 7세란 사람으로 치면 중년이다.
 
시간이 가고 있음에 대해 생각한다. 남은 시간을 최대한 잘 보내는 방법이 꼭 비트코인 연구에 힘쓰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것보다는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을 끌어안는 것이 좋겠다. 늙어가는 개와, 주름이 늘어가는 식구들을 말이다.

나는 누군가를 끌어안는다는 것이 '가지마,' 라고 간청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내 품에 포박함으로써 시시각각 이루어지고 있는 증발을 막아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포옹이란 저항이라 생각한다. 자연의 부름에 대한 무모하고도 고집스런 저항 말이다. 그러나 자연은 공평하다. 누구에게도 특혜를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줄곧 사람들을 데려갔으니, 앞으로도 빠짐없이 모두를 데려갈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간절하게 껴안는다. 효과가 없을 것을 알면서도 계속되는 시도란 얼마나 애처로운가!

그러한 이유에서 나는, 포옹이란 아주 애처로운 저항이라 생각한다.

글/그림 전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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