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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의 Mr. 밀리터리] 현대전은 드론 전쟁 … 한국도 미·중 경쟁에 도전장

드론 없는 전쟁이 가능할까. 원격 조종하는 무인기인 드론은 최근 상업용과 경기용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현대전에선 빼놓을 수 없는 수단이다. 코소보전쟁(1999년)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던 전투용 드론은 아프가니스탄전(2001)과 이라크전(2003)에서 본격적으로 이용됐다. 이후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들을 제거해 와해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전장에서 드론의 활용은 무궁무진해지고 있다.
 
2001년 11월 중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100㎞ 가량 떨어진 마을에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달빛조차 없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당시 3층짜리 호텔 앞에는 알카에다 병력을 지휘하는 모하메드 아테프의 호위병들과 지지자들이 픽업트럭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오사마 빈 라덴의 핵심 지휘관인 아테프는 미국의 대규모 공세로 카불에서 밀려 나와 대응작전을 논의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인 이 마을에 왔던 것이다. 같은 시각 마을 상공에는 미군의 드론인 프레데터가 선회하고 있었다. 워낙 높이 떠 있어 엔진 소리는 지상에까지 들리지 않았다. 프레데터의 감시카메라는 이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 있는 중부사령부로 전송하고 있었다. 같은 영상을 워싱턴의 미 국방부 팬타곤 벙커와 버지니아 랭리에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에서도 보고 있었다. 마침 지도자인 아테프가 호텔 밖으로 나와 알카에다 병력과 합류했다. 이를 놓치지 않고 프레데터가 헬파이어 미사일 두 발을 쏘았다. 이 미사일로 아테프는 물론 그의 부하 등 100여명이 현장에서 사살됐다. 드론을 이용한 미국의 첫 공격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듬해인 2002년 11월 3일.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160여㎞ 동쪽에 위치한 마리브에서 헬파이어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이 미사일은 마리브 상공에 떠 있는 프레데터에서 발사됐다. 미사일은 알 하리티가 타고 있던 자동차를 정확하게 가격했다. 알 하리티는 2년 전인 2000년 미 해군 함정 콜함에 폭탄 테러를 한 용의자였다. 이 미사일 공격으로 알 하리티 등 6명이 사망했다. 시간을 좀 더 옮겨서 2011년 5월 2일 새벽. 파키스탄 국경지역에 위치한 아보타바드에선 미 항공모함 칼빈슨함에서 출동한 해군 특수부대(SEAL 6팀)가 투입되고 있었다. 동시에 상공에는 스텔스 드론 센티넬(RQ-170)이 작전 영상을 미 지휘부로 전송했다. 이른바 빈 라덴을 사살하는 넵튠 스피어 작전(Operation Neptune Spear)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다. 미국은 이 작전이 워낙 민감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비장의 무기인 센티넬까지 투입한 것이다. 이 스텔스 드론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처럼 프레데터와 이를 대체한 리퍼 등을 활용한 드론 공격은 부시-오바마 대통령에 걸쳐 이뤄지면서 알카에다와 탈레반 조직을 와해시켰다. 하지만 드론의 군사적 활용은 이게 시작이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군대가 군사용 드론 또는 무인기를 정찰과 감시, 작전통제, 통신중계, 전자전, 침투부대 안내 및 재공급, 지뢰와 화생방 탐지,정보작전, 은밀센서, 기만용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IT와 AI기술이 접목되면서 드론의 역할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아예 군의 기본 편제장비로 갖춰지고 있다. 드론은 전투기 크기에서 손바닥 수준으로 다양하고 작전범위도 수천㎞까지 폭이 넓다. 미국의 경우는 거의 모든 부대에서 드론을 사용한다. 그래서 예산도 지속 증가 추세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13∼2018년 사이 드론에 228억 달러를 투입한다. 2017년에만 46억 달러를 사용했다. 현재 미군이 보유 중인 드론은 7000∼8000대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이 드론을 활용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편의성 때문이다. 드론은 유인 전투기에 비해 가격이 1/10배 이하로 싸고 추락해도 조종사의 피해가 없어서다. 프레데터(MQ-1·날개 폭 14.8m)와 리퍼(MQ-9·날개 폭 20m)의 인기가 높았던 이유다. 미군 드론 가운데 각광을 받는 것은 리퍼 외에도 가장 덩치가 큰 글로벌 호크(RQ-4A,B·날개폭 40m)다. 한번 떠서 32∼40시간 동안 정찰하면서 고도 18㎞에서 사람의 얼굴을 구분한다. 미국은 북핵 사태에 대비해 오키나와에 5대를 전진 배치해두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에 투입돼 평양까지 북한 지역을 샅샅이 훑는다. 한국군도 올해부터 4대를 도입한다. 좀 더 전술적인 드론은 미 육군이 사용하는 헌터(MQ-5)와 쉐도우(RQ-7)다. 군단과 여단급 정찰용이다. 언덕 너머 적의 위치를 파악해 정확한 공격과 작전을 도와준다. 대대와 중대는 손으로 날릴 수 있는 연과 같은 드론도 사용한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특수작전 때는 독침을 쏠 수 있는 작은 곤충 모양의 드론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미 공군도 F-35 전투기가 여러 대의 무인 폭격기를 지휘하고 항공모함용 무인 전투기(X-47)로 벌떼 작전을 준비 중이다. 아파치 공격헬기도 리퍼를 지휘해 함께 작전한다. 미군은 28종류의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도전자는 중국이다. 중국군은 드론을 1300대 가량 보유하고 있다. 2013년 5억7000만 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매년 15%씩 증액해 2022년엔 2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릴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의 프레데터와 유사한 윈룽을 개발했다. 또 글로벌 호크를 본뜬 산롱(날개폭 25m)을 개발 중이다. 스텔스 무인전투기인 리젠도 시험 중이다. 질은 낮지만 가격이 싸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수출계약을 맺었다. 군사용 드론 개척국인 이스라엘은 26종을 개발했다.
 
한국군도 드론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 4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로 철수할 당시 군 당국은 무인정찰기로 북한군의 움직임을 보고 있었다. 북한이 우리 국민을 억류하면 곧바로 병력을 투입해 구출하기 위해서였다. 국방부는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사단과 군단의 작전범위가 3∼4배로 확대되면 드론에 의존하지 않고는 정찰과 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미 군단엔 이스라엘제 헤론이 들어와 있다. 사단과 대대에도 드론이 사용된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프레데터나 리퍼에 해당하는 중고도용 무인정찰기 개발을 마쳤다. 여기에 미사일을 달면 참수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 차기군단급 무인정찰기를 한국항공산업(KAI)이 개발 중이고 스텔스 무인타격기도 연구하고 있다. 이 무인타격기는 목표상공에 체공하다가 지시가 떨어지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장사정포 진지 등을 타격한다. 방위산업 관계자는 “한국의 군사용 드론 기술은 중국과 비슷하지만 기체재료와 IT, 통신, 배터리 기술이 앞선다”며 “앞으로 수직 이착륙과 사일런트(무소음) 드론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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