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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글 한 편 때문에 … 하룻새 3조5000억원 날린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34·사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하루에 33억 달러(약 3조5000억원)를 날렸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 편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내용은 ‘충격 선언’이라고 할 만하다. 앞으로 페이스북 운영에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저커버그는 앞으로 페이스북에서 상업적인 콘텐트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목적이었던 친구·가족들 사이의 개인적인 의사소통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저커버그는 “오늘날 너무나 많은 경우에 비디오를 보고, 뉴스를 읽고, 페이지 업데이트를 하는 것은 단지 수동적인 경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뉴스피드에서 보게 될 첫 번째 변화가 있다. 여러분은 친구·가족 같은 그룹에서 올린 포스트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계속 나가면 비즈니스·상품·미디어에서 올린 포스트인 ‘퍼블릭 콘텐트’는 적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수 있지만 증시의 투자자들은 정반대로 받아들였다. 지난 12일 나스닥시장에서 페이스북의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한때 주가가 5.5%까지 떨어졌다.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페이스북은 결국 전날보다 4.47% 내린 179.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저커버그도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평가한 저커버그의 재산은 740억 달러(약 78조8000억원)로 하루 만에 4.3%나 줄었다.
 
세계 갑부 순위도 변동이 생겼다. 종전 세계 4대 갑부였던 저커버그는 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대신 종전 5위였던 패션그룹 자라의 아만시오 오르테가(82) 회장은 4위(762억 달러)로 한 계단 올라섰다.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 감소를 우려한다. 저커버그가 말한 ‘퍼블릭 콘텐트’가 줄어들면 이용자들의 소비 시간이 감소한다. 당연히 광고 수익에는 부정적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페이스북의 눈부신 성장은 광고 수익을 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저커버그는 하버드대 2학년 때인 2003년 ‘페이스매시(Facemash)’라는 이름으로 초창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했다. 2004년 ‘더페이스북(TheFaceBook)’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개편했고, 2005년에는 페이스북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동안 페이스북의 월간 이용자 수는 20억 명으로 급증했다. 전 세계 인구의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이용자 증가세와 비례해서 광고주들도 몰려들었다.
 
월가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지난해 페이스북의 매출은 400억 달러(약 42조6000억원)에 달했다. 2013년(78억 달러) 이후 해마다 40~50%씩 성장했다. 대부분 광고 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저커버그는 소비 시간 감소는 이미 예상한 일이고, 일정 부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소비하는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그 시간은 더욱 가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의 과감한 변신에 대해 30대 젊은 경영인의 패기가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페이스북의 실적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페이스북은 성장세가 꺾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뉴욕에 있는 피보털 리서치그룹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위서는 “이미 페이스북은 소비 시간 감소를 경험하고 있고, 회사 차원에서 이런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회사 실적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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