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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임직원 투자 자제” 한투증권 “고객 권유 금지” 금융권 번지는 암호화폐 금지ㆍ자제령

지난 12일 오후 6시 7분 한국거래소 임직원 모두에게 경영지원본부장 명의의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뿌려졌다. “최근 가상통화 거래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ㆍ운영할 책임이 있는 거래소 직원이 투기적 성향이 매우 강한 가상통화 거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직원 여러분의 자제를 당부한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각종 파생상품 시장을 관할하는 기관이다.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불법ㆍ불공정 거래도 감시한다. 한국거래소는 임직원의 주식 거래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내부 지침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를 막을 규정은 없다. 암호화폐 열풍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한국거래소는 임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직원에게 공지했다.
 
금융권에 암호화폐 투자 금지령이 번지고 있다. 사진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금융권에 암호화폐 투자 금지령이 번지고 있다. 사진은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김현철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가상통화 시장이 투기적으로 흐르고 있고 사행성도 나타나고 있다”며 “가상통화 투자로 직원들이 업무를 등한시할 수 있는 위험도 있어 자제 지침을 전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상무는 “가상통화 투자 자체는 개인의 재산권 행사이고 관련 규정도 아직 없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막을 순 없다”며 “대신 ‘품위를 손상해선 안 된다’는 사내 윤리 강령에 근거해 예방 차원에서 투자 자제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는 금융권에서 ‘뜨거운 감자’다. 직원이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들어간 기관은 한국거래소만이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유관기관은 소속 직원이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지침을 내렸거나 준비 중이다. 실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금융 유관기관 직원, 공무원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11일 한국거래소가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 암호화폐 투자 자제 문자. [문자 캡쳐]

11일 한국거래소가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 암호화폐 투자 자제 문자. [문자 캡쳐]

공직자윤리법에선 주식 거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4급 이상 공직자는 1000만원 이상 주식이나 회사채, 국공채 등을 보유하고 있다면 신고를 해야 한다. 업무 관련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 보유와 매매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기존에 A회사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이 A회사와 관련된 공직에 임명된다면 해당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제3의 기관에 재산을 위탁)을 해야 한다.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활용해 사익을 추구하지 않도록 만든 ‘이해 충돌 방지’ 장치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규제 기준이 없다. 워낙 빠르게 부상한 신시장이라서다. 때문에 각 기관마다 자제ㆍ금지령을 만들어 내려보내느라 분주하다.
 
민간 은행과 증권사에도 암호화폐 금지령이 내려졌다. 신한ㆍ국민ㆍ우리ㆍ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은 소속 직원에게 근무 시간 중 암호화폐 투자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임직원의 암호화폐 투자, 고객 투자 권유나 소개 등을 금지하는 공고문을 사내 온라인망에 게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준법감시인 명의의 이메일로 “가상화폐 관련한 투자 상담 행위, 가상통화 매매 중개ㆍ주선ㆍ대리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전 직원에게 공지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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