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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암호화폐에 양도소득세 부과 추진…EU 돈세탁방지법 대상에도 포함

 영국의 한 공공부문 근로자는 비트코인에 투자해 4만 파운드(약 5800만원)를 벌었다. 이를 보증금으로 삼아 모기지론을 받아 집을 사려고 중개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에게 대출을 알선해주지 못했다. 대출기관들이 암호 화폐 투자로 번 돈의 출처를 추적하기 어렵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중개인인 마크 스톨라드는 “돈의 출처를 설명했지만 첫 번째 대출업체는 암호 화폐를 잘 알지 못했고, 다른 두 업체는 ‘그런 자금과 엮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영국 국세청(HMRC)은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선데이익스프레스 캡처]

영국 국세청(HMRC)은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선데이익스프레스 캡처]

 
 영국에선 투자자가 비트코인 등으로 얻은 이익을 현금화하더라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 부동산 자산 등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택담보 대출업체 등을 대표하는 영국 빌딩소사이어티협회는 “현재 암호 화폐와 관련해선 규제가 없기 때문에 돈세탁 위험이 매우 크다. 특히 암호 화폐 시장은 범죄 수익 세탁용으로 인기"라고 지적했다.
 
 지난 1년간 비트코인 가격이 1500% 이상 급등하자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도 규제책을 마련 중이다. 영국 재무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 거래를 돈세탁 방지 및 대테러 자금 규제법의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거래자들은 반드시 신원을 공개해야 하고, 불법 활동에 암호 화폐 시장이 동원되기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같은 규제는 EU 차원에서 적용하기 위해 논의됐으며, 수개월 내에 시행될 수 있다고 영국 재무부가 의회 답변을 통해 밝혔다. 규제가 시행되면 암호 화폐를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고객을 실사한 뒤 수상한 거래를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비트코인. [중앙DB]

비트코인. [중앙DB]

 
 영국 정부는 암호 화폐 거래에 대한 과세 방침도 마련 중이다. 영국 과세 당국의 암호 화폐 관련 입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5%에도 미치지 못하던 2014년 3월이 마지막이다.  
 텔레그래프는 “당시 국세청(HMRC)은 암호 화폐 수익이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데, 도박으로 간주할 정도로 투기적일 경우 세금과 무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사례별로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규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거래로 큰돈을 번 이들도 소득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당국의 일률적인 규제가 허술한 동안 은행 등이 자체적으로 돈세탁방지법 등을 위반하지 않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국적의 30대 한국 출신 투자자는 “영국 계좌를 통해 미국 비트렉스 사이트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했는데 세금을 낸 적은 없다"며 “비트코인 수익에 대해선 은행마다 대응이 다른데, 아주 큰 수익이 예금으로 잡히면 계좌의 출금을 정지시키는 은행도 있다"고 귀띔했다.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기기의 모습 [가디언 캡처]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기기의 모습 [가디언 캡처]

 
 새로운 과세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암호 화폐 거래 사이트인 런던 블록익스체인지의 최고경영자(CEO) 벤저민 다이브스는 “비트코인 투자로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은 연례 소득 신고를 통해 주식투자 수익처럼 양도소득세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양도소득세 20%를 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과세한다는 것은 투자자의 정보가 금융 당국에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세 근거 확보를 위해 국세청은 투자자의 거래 관련 정보를 업체 측에 요구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재무부와 국세청은 정보 공유 협약을 맺은 미국으로부터도 더 많은 정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뿐 아니라 주택담보 대출업체 등의 정보도 국세청이 수집하기 때문에 암호 화폐로 큰돈을 번 이들은 세무조사를 당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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