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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귀족·노비' 청주 초교서 신분제 학급 논란…아동보호기관 "부적절" 경고

충북교육청 전경. [사진 충북교육청]

충북교육청 전경. [사진 충북교육청]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생활지도 방법으로 ‘신분제’ 학급을 운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청주 A초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5학년 담임이었던 B교사는 지난해 3~9월 학생 훈육의 하나로 상벌제에 따른 신분제 학급을 운영했다.
 
학교 측의 조사 결과 B교사는 지난해 3월 초 교실 칠판 왼쪽에 ‘오늘 나의 신분은’이란 제목으로 신분별 캐릭터를 설치했다. 위에서부터 왕과 귀족, 중인, 평민, 노비 캐릭터 등 계급순으로 5칸을 만들었다. 해당 칸에 학생의 얼굴 사진을 부착할 수 있게 만들었다.
 
B교사는 숙제와 청소, 선행, 욕설 금지 등을 상벌제 기준으로 삼고 경고 누적 여부에 따라 신분을 올리거나 내렸다. 조사 결과 신분제 학급을 운영한 7개월간 학생들 대부분은 왕 칸에 있었다.
 
세 번째에 해당하는 중인 칸에 부착된 경우는 1~2회 정도였다. 평민과 노예 칸에 학생 얼굴이 걸린 적은 없었다. 귀족이나 중인 칸으로 신분이 떨어져도 한 두시간 뒤에 개선사항이 이뤄지면 왕 칸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지난해 5월 공개수업 때 22명의 학부모는 이 점을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뒤늦게 신분제 학급 운영 사실을 확인한 학부모가 지난해 10월 학교 측에 “교육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옳지 않다”며 항의했다.
 
A초교 교감은 “당시 4년 차 경력의 B교사가 학생 생활지도를 위해 신분제 설치물을 부착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악의적 목적은 아니었고 5학년 2학기부터 진행되는 역사 수업에 앞서 과거 신분제를 시각적·상징적으로 보여주자는 뜻에서 기획한 것으로 B교사가 설명했다”고 말했다.
 
A초교는 지난해 11월 B교사의 학급 운영 방식이 적절했는지 따지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찰과 함께 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뒤 심의를 거쳐 “아동 정서 학대에 해당한다”는 소견을 통보했다.
 
이 기관은 “교사의 행위가 학생 지도 방법의 하나로 이뤄진 것임을 고려해 처벌보다는 아동 권리 증진에 기반을 둔 바람직한 훈육 방법을 찾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달았다.
 
이 조사에서 학생들은 B교사에 대해 “선생님이 착하고 친절해요” “나쁘게 안 해요”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신분제 학급운영에 대해서는 일부 학생이 “그렇게 하는 것은 싫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초교 교감은 “학부모들이 B교사의 처벌보다는 향후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생활지도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며 “다만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B교사의 지도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소견을 반영해 담임 교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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