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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돌파 ‘1987’, 50대 관객이 빠르게 움직였다

87학번 관객의 자필 감상평을 모은 영화 '1987' 포스터. 50대 관객들은 이 영화가 "내 얘기"라며 공감했다. [사진=CJ E&M]

87학번 관객의 자필 감상평을 모은 영화 '1987' 포스터. 50대 관객들은 이 영화가 "내 얘기"라며 공감했다. [사진=CJ E&M]

새해 첫 1000만 영화에 등극한 판타지 대작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과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열기를 되살려내 13일 오전 500만 관객을 돌파한 ‘1987’(감독 장준환). 올해 들어 박스오피스 매출액에서 두 영화의 점유율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12일까지 각 37.5%, 30.4%였다. 총 250여 편의 극장 상영작 매출액 중 흥행 1‧2위 두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한다. 어떤 관객들이 왜 이토록 호응했을까. 연령별로 살펴보니 50대 관객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1987’, 50대 관객에겐 ‘내 얘기’=‘1987’은 13일 개봉 18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같은 속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를 본 다음 날인 8일에는 ‘신과함께’를 제치고 지난달 27일 개봉 이후 처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50대 관객이 부지런한 관람이 눈에 띈다.   
13일 오전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1987' 주연 배우들이 인증샷으로 자축하고 있다. [사진=CJ E&M]

13일 오전 5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1987' 주연 배우들이 인증샷으로 자축하고 있다. [사진=CJ E&M]

통상 50대는 화제작에 대한 반응이 느리다. 그런데 ‘1987’은 처음부터 50대 관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CGV리서치센터가 CGV에서 이 영화를 예매한 관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개봉 첫 주인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1987’을 본 관객 중 50대 비율은 9.2%.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개봉 2주차엔 11.8%로 늘었다. 같은 기간 CGV에서 상영된 전체 영화의 50대 관객 평균치(8.3%→10.2%)를 웃돌았다.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뤄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8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첫 주부터 50대 관객 비율이 9.9%로 역시 이 기간 전체 상영작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율 평균치를 넘어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6월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현재의 50대 관객은 영화의 배경인 1987년 당시 대학 신입생이었던 87학번들을 비롯, 20대 젊은이였다. 영화 속에 그려지는 30여년 전의 시대상황과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생생하게 경험한 세대다. 그만큼 이 영화를 '내 얘기'로 공감하기 쉽다. '1987'의 투자‧배급사 CJ E&M은 아예 87학번 관객들의 자필 감상평을 모은 영화 포스터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회한, 미안함, 그리고 자랑스러움.”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세월은 흘러도 잊을 수 없던 87년의 뜨거움.” “‘그날’에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가 염원했던 ‘그날’을 모두가 우리의 아들, 딸들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87학번 관객들이 포스터에 적은 문구다.  
 
‘신과함께’ 50대 관객, 1000만 완성=반면 ‘신과함께’는 10대, 20대를 중심으로 불붙은 초반 흥행 열기가 40대, 50대 관객을 불러들이며 1000만을 완성한 형세다. ‘1987’보다 한 주 앞선 지난달 20일 개봉 직후 분위기를 달군 건 10~20대였다. CGV리서치센터는 1‧2주차 ‘신과함께’ 관객 중 10대는 4.8%와 4.9%, 20대는 36.9%와 33.5%였다고 집계했다. 모두 이 기간 전체 관객 연령별 평균치보다 적게는 0.4%, 많게는 4.1% 많았다.
'신과함께' 한 장면. 이 영화는 개봉 초 10~20대 관객이 분위기를 달궜고, 중장년층 관객이 가세하며 1000만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 한 장면. 이 영화는 개봉 초 10~20대 관객이 분위기를 달궜고, 중장년층 관객이 가세하며 1000만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퍼진 2주차부터는 중장년층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40대가 먼저 움직였다. ‘신과함께’ 40대 관객은 1주차에 전체 상영작 평균치(27%)보다 낮은 25.2%였지만, 2주차 28.2%, 3주차 31.1%로 상승하며 이 기간 평균치(27.6%→29.9%)를 넘어섰다. 50대 관객은 1‧2주차 7.1%→8.0%로 이 기간 평균치(7.6%→8.3%)보다 다소 낮았다. 그러나 3주차에 접어들어 10.5%로 증가, 전체 상영작 평균치(10.2%)를 넘겼다. ‘신과함께’는 개봉 3주차였던 지난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주목할 것은 '신과 함께'를 재관람하는 관객일 수록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본 비중이 높아진 점이다. 여론 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이 1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과함께’를 2회 이상 재관람한 관객은 설문에 응한 관람객의 4.8%였다. 이 중 50%가 가족과 함께 영화를 봤다고 답했다. 1회 관람객 중 가족과 함께 본 관객 비중이 33.5%였던 것보다 크게 높아졌다. 10대~20대를 중심으로 개봉 초기에 영화를 본 관객이 중장년 등 부모세대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과함께'는 가족관계, 특히 어머니에 대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극 중 중요한 정서적 역할을 한다.   
  ‘신과함께’는 12일 기준으로 1224만 관객을 돌파,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를 제치고 역대 영화 흥행 11위에 올랐다. 
여론 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이 1월 5일~7일 설문조사한 '신과함께' 관객 분석.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여론 조사 전문 기관 엠브레인이 1월 5일~7일 설문조사한 '신과함께' 관객 분석.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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