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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검찰의 이상한 햄버거병 수사

윤호진 사회부 기자

윤호진 사회부 기자

이른바 ‘햄버거병’ 사건이 불거진 건 지난해 7월이다. “맥도날드 불고기버거(돼지고기 패티)를 먹고 아이들이 햄버거병(HUS·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며 부모들이 맥도날드 한국 지사를 검찰에 고소했다. 사회적 파장은 컸다. 아이들이 피해자란 구도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았다.
 
문제가 된 햄버거는 돼지고기 패티로 만들어졌다. 검찰의 수사도 당연히 이 부분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7개월째인 검찰 수사는 초점을 빗나가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검찰이 애꿎게 소고기 패티를 납품하는 맥키코리아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다. 검찰은 맥키코리아를 압수수색한 뒤 이 업체 직원 3명에 대해 축산물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 청구, 재청구를 반복하고 있다.
 
법원은 10일 밤 검찰이 청구한 두 번째 영장을 기각했다. 첫 번째 영장 기각 사유와 동일했다. “소고기 패티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햄버거병 고소 사건의 핵심은 돼지고기 패티다. 그런데 검찰은 애꿎은 소고기 패티만 캤고, 그마저 법원에서 제지당했다. 국민들이 두 가지를 동일 사건으로 오해할까 우려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우려의 근거는 충분하다. 검찰은 맥키코리아 직원들에 대해 첫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두 패티의 차이점을 밝히지 않았다. “햄버거병의 원인균인 장출혈성 대장균(O-157)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를 한국 맥도날드에 공급한 혐의가 있다”고만 주장했다. 법원의 영장 기각에 반발해 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힐 때도 소고기 패티라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들은 “두 패티를 구분 짓지 않은 것에 다른 의도는 없다”고만 해명했다.
 
햄버거병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검찰이 당시 아이들이 먹었던 불고기버거 패티를 확보해 발병의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게 급선무였다. 하지만 그 버거는 사라지고 없다. 애초부터 “입증이 불가능한 사건”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현 수사팀이 마련한 공청회에서도 여럿의 의사가 그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피해 주장 아이들 중 일부가 햄버거병이 집단 발병했던 일본 오키나와를 여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눈과 귀를 닫은 듯하다.
 
검찰은 맥도날드가 맥키코리아의 ‘사기 피해자’ 일 수 있다는 구도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검찰에 수사를 맡긴 부모들의 심정은 어떨까. 지금이라도 검찰이 초심으로 돌아가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길 바란다.
 
윤호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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