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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대통령 회견과 비교된 강경화 회견

박유미 정치부 기자

박유미 정치부 기자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기자들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장면이었다. 소통을 강조하는 정부가 이를 강조하기 위해 보여준 단면이었다.
 
그러나 전날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한 정부의 처리 방향을 발표할 때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강 장관은 5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입장문만 읽고 브리핑룸을 떠났다. 이날 오전 외교부는 “강 장관이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알렸다.
 
정부의 처리 방향을 발표하겠다고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알려온 시간은 지난 8일 저녁 7시. 강 장관 직속의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가 검토 결과를 발표한 지 13일 만에 전격적으로 내놓는 입장이었다. 150일간 운영된 TF가 ‘피해자 중심주의’의 흠결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상황에서 강 장관은 “피해자와 관련 단체,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정책을 신중하게 만들어내겠다”고 밝혔기에 발표는 예상보다 빨랐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강 장관이 입장문 발표 때 질문은 왜 받지 않느냐”는 기자단의 지적에 외교부는 “발표문 자체가 정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①앞으로 상대가 있는 외교 사안이고 ②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접촉을 계속해야 하는데, 질문에 답변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TF가 비공개 교섭 내용까지 공개했을 때는 비슷한 상황인데도 ‘국민의 알 권리’가 먼저였다. 외교부의 입장이 그때그때 다른 게 아니고 뭔가.
 
강 장관의 입장문에는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겠다”면서도 일본의 자발적인 후속 조치를 기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에 대해선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처리 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또 “(향후) 피해자, 관련 단체,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당장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이 “한국 측의 설명을 듣고 싶다. 충당한다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고 따지듯 나섰다. 이처럼 강 장관의 발표는 여러 면에서 미진했다. 안 그래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관련 질문이 나올까 봐 미리 대통령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외교부가 나섰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위안부 합의 TF는 강 장관이 심혈을 기울여 온 일이다. 그런데 ‘설익은’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공개적인 질문조차 피했다. 소신 있는 장관의 모습이 아니라 뭔가에 쫓기듯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박유미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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