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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쏭부부의 잼있는 여행]50 코카서스 산맥에서 스키 타는 기분이란

우리 부부는 2017년 가을 조지아에 도착해서, 현재까지 머물고 있어요. 추운 나라에 겨울에 머물게 된 이유가 있어요. 바로 스키장 때문이에요.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한 조지아 구다우리 스키장.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한 조지아 구다우리 스키장.

스노보드를 탈 수 있어서 겨울을 좋아하는데, 세계여행 중 스노보드는 꿈도 못 꾸었어요. 짐을 줄이기 위해 주로 따뜻한 나라를 여행했고, 뉴질랜드 여행 중에 겨울을 맞긴 했지만, 스키장 비용이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냈거든요. 그런데 조지아 여행 중, 스키장이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때다 싶었어요. 하루 리프트 비용이 2만 원 안팎, 게다가 전국의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시즌권(3개월간)도 500라리(약 20만원)로 저렴했어요. 그래서 이참에 조지아에서 겨울을 보내며 전국의 스키장 투어에 나서볼까 해요. 
시즌권. 20만원에 전국 스키장을 겨울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시즌권. 20만원에 전국 스키장을 겨울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조지아에는 4개 지역에 번듯한 스키장이 있어요.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 가는 길에 있는 구다우리(Gudauri), 천연 탄산수로 유명한 보르조미에서 가까운 바쿠리아니(Bakuriani), 조지아 북서쪽의 오지 산골 마을인 스바네티(Svaneti), 흑해의 항구도시 바투미에서 갈 수 있는 고데르지(Goderdzi)예요. 그중 수도 트빌리시에서 가장 가까운 구다우리로 향했어요. 
구다우리 마을.

구다우리 마을.

스키장 오픈 한 달 전, 우선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구다우리를 방문했어요. 하지만 수도 트빌리시에서 가까운 스키장이다 보니, 터무니없이 비쌌죠. 특히 러시아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스키장이라, 인터넷 홈페이지도 온통 러시아어로 돼 있어 적당한 숙소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숙소를 찾아 구다우리 마을을 헤매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길에서 만난 한 아저씨께 여쭤 보았어요. 방이 하나 있다고 보여주시겠다고 하더라고요. 별 기대 없기 따라 들어갔는데 웬걸! 예상외로 구다우리에서 둘러본 방 중에 가장 경치도 좋고 가장 저렴했어요. 가격도 하루에 25달러(약 2만7000원). 길에서 만난 아저씨 덕분에 운 좋게 마음에 드는 방을 구할 수 있었죠. 구다우리의 숙박비는 시기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특히 연말부터 1월 첫 주까지는 조지아의 대 연휴라서 미리 숙소를 예약하는 게 좋아요. 
구다우리에서 운 좋게 구한 스키장 바로 앞 숙소.

구다우리에서 운 좋게 구한 스키장 바로 앞 숙소.

구다우리 스키장은 코카서스 산맥 해발 2200~3750m 사이의 설원에 자리 잡고 있어요. 수목한계선 위에 있기 때문에, 스키장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요. 프리라이딩을 즐기는 스키어, 스노보더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어요. 총 6개의 리프트와 1개의 곤돌라가 운행 중이고 그중 2개의 리프트는 각각 어퍼구다우리(Upper Gudauri)와 로워구다우리(Lower Gudauri) 마을에서, 곤돌라는 뉴구다우리(New Gudauri)에서 출발해요. 뉴 구다우리는 마을이라기보다는 콘도 단지에 가까워서, 숙소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죠. 대부분의 식당과 슈퍼마켓은 로워구다우리 마을에 있어요.   
수목한계선 위에 있어 나무가 없는 구다우리 스키장.

수목한계선 위에 있어 나무가 없는 구다우리 스키장.

백컨츄리 스키어들이 걸어 올라가고 있다.

백컨츄리 스키어들이 걸어 올라가고 있다.

프리라이더들의 천국 구다우리.

프리라이더들의 천국 구다우리.

콘도들이 모여 있는 뉴 구다우리. 곤돌라의 시작점.

콘도들이 모여 있는 뉴 구다우리. 곤돌라의 시작점.

조지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평일에는 산 하나를 우리가 전세 낸 것처럼 사람 찾기가 힘들었어요. 리프트 줄은커녕, 사람을 만나면 오히려 반가워서 인사를 하고 싶을 정도였죠. 그리고 정설 슬로프 구간과 비정설 구간(Off piste)의 경계가 없어서, 드넓은 설산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어요. 폭설이 내린 다음 날은 눈이 허리까지 쌓여 있어서, 아무리 굴러도 아프지 않은 최상의 설질을 느낄 수 있었죠. 맑은 날도 좋지만 구름이 많은 날 운이 좋으면 코카서스 산맥의 허리를 두르고 있는 아름다운 운해를 목격할 수 있어요. 대신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서 안개 낀 날은 길을 잃기 쉬우니, 날씨가 좋지 않을 땐 형광봉이나 리프트 기둥 등 기준을 정해서 라이딩하는 것이 좋아요. 
발아래 펼쳐진 구다우리의 운해.

발아래 펼쳐진 구다우리의 운해.

운해를 뚫고 스노보딩을!

운해를 뚫고 스노보딩을!

허리까지 파묻히는 코카서스의 파우더 눈.

허리까지 파묻히는 코카서스의 파우더 눈.

흐린 날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흐린 날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안개를 뚫고 정상에 올라가면 이런 풍경이!

안개를 뚫고 정상에 올라가면 이런 풍경이!

구다우리 스키장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리프트 내리는 지점에 카페테리아가 있다는 점이에요. 경치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서, 스키를 타다가 배고픔을 달래기 좋아요. 쿠데비(kudebi)리프트 하단에 있는 카페 카다 헛(Kafe Khada Hut)은 개중에서도 경치가 끝내줬어요. 다른 곳 보다 덜 붐비는 데다가, 음식과 음료 가격이 다른 곳보다 싸서, 매번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했어요. 조지아 치즈빵인 하차푸리가 우리돈 3000원, 커피 한잔은 1600원에 불과했어요. 스키장 밖 레스토랑보다 저렴하고 경치도 즐길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어요. 
그런데 조지아 스키장에서 놀란 점은, 스키장 카페테리아에서 온갖 주류를 다 팔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많은 스키어나 스노보더들이 술 한 잔씩 들이켠 후 다시 스키를 다시 타러 나가서 당황스러웠어요. 어떤 스키어는 리프트에서도 술을 홀짝홀짝 마시더라고요. 다들 술을 한 잔씩 해서 그런 것인지, 겁 없이 더 쌩쌩 달리는 것 같기도 했죠. 조지아 스키장에서는 음주 스키어, 스노보더를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스키를 타지 않는다면 카페테리아에서 경치를 보며 따뜻한 와인(Glint Wine)한 잔 마셔볼 것을 추천해요. 추운 날씨와 따뜻한 와인의 조합이 단연 최고였어요! 그리고 운이 좋으면 구다우리 스키장의 명물 강아지 ‘쌈바’도 만날 수 있어요.
스키장 중턱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스키장 중턱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보딩 후 즐기는 해발 2750m에서의 식사. 따뜻한 와인이 몸을 녹여 준다.

보딩 후 즐기는 해발 2750m에서의 식사. 따뜻한 와인이 몸을 녹여 준다.

구다우리의 명물 '쌈바'와.

구다우리의 명물 '쌈바'와.

3000m에도 카페테리아가 있다.

3000m에도 카페테리아가 있다.

사실 구다우리 스키장에는 스키보다 더 유명한 스포츠가 있어요. 바로 패러글라이딩이에요. 스키를 즐기지 않는 여행자들도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 패러글라이딩으로 내려가곤 해요. 대부분 구다우리 스키장의 동쪽 정상인 쿠데비(3006m)에서 출발해 솔리코(Soliko)리프트 하단에 착륙해요. 이 지역의 큰 사업이다 보니 호객 행위도 많고, 때로는 달콤한 할인 유혹을 받기도 해요. 한 번은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 도착했는데, 파일럿이 지금 당장 타면 50라리(약 2만원)에 내려갈 수 있다고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스노보드를 옆에 던져두고 하늘로 몸을 던졌어요. 무려 내 인생 첫 패러글라이딩이었어요. 패러글라이딩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주로 250라리부터(약 1만1000원)예요. 스키와 패러글라이딩이 모두 능숙한 사람들은 패러글라이딩에 몸을 싣고 스키를 타기도 하더라고요. 언젠가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스포츠죠. 
스노우보드가 아닌 패러글라이딩으로 스키장 내려가기.

스노우보드가 아닌 패러글라이딩으로 스키장 내려가기.

패러글라이딩 스키를 준비하고 있는 스키어.

패러글라이딩 스키를 준비하고 있는 스키어.

구다우리에는 패러글라이딩 외에도 스노모빌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요. 스키장 중턱에 놀이터나 포토존이 있어 가족 여행에도 좋을 것 같고요. 겨울에 조지아에 들른다면, 구다우리에서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움을 듬뿍 느끼고 가세요. 
산 중턱의 포토존.

산 중턱의 포토존.

리프트 의자에 앉아 휴식도 취할 수 있다.

리프트 의자에 앉아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스키장 중턱에 놀이터가 있다.

스키장 중턱에 놀이터가 있다.

 
정리=양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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